워싱턴을 방문 중인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단합의 리더십’을 빗대 이명박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또 MB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역방향’이라며 비유하며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 정치 복귀론이 나돌고 있는 정 전 장관이 도미 후 이명박 정부를 공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미주동포 워싱턴 자문위원회가 17일 주최한 ‘한국 민주평화의 밤’에 참석한 정동영 전 장관은 먼저 대공황을 극복한 미국의 사례를 들어 MB식 경제해법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대공황을 맞은 허버트 후버 정부는 시장 만능주의, 부자 감세정책, 정부 긴축정책, 금리 인상이란 역방향으로 나가 4년을 낭비하고 미 경제를 주저앉혔다”며 MB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정책을 간접적으로 꼬집었다.
정 전 장관은 오바마 신정부가 펼칠 경제 노선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신자유주의 확대에 치중해온 부시 대통령에 비해 오바마 당선인은 재정 및 일자리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며 “대난국 앞에서 오바마의 해법은 속도가 빠르게 발휘되진 않아도 경제위기의 극복 방향으로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의 하나로 단합의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오바마는 경쟁자인 힐러리를 국무장관에 기용하고 부시 정부의 국방장관을 유임시켰다”며 “개인과 당파를 넘어 국민과 역사와 만나는 리더십, 국민의 단합을 이끄는 리더십이 경제회복을 기대하는 힘이 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어 “국민단합을 못하면 실패한 리더십으로 남는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정 전 장관은 “한국민과 정부도 미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지도자의 세 가지 핵심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지도자는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 ▲시대의 요구를 잘 들어야 한다 ▲단합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 개인의 패배에 그치지 않고 온 국민에 폐해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고통스럽다”며 “지난 1년 동안 참담한 (국내) 상황을 지켜봤지만 가시밭길을 헤쳐온 국민들의 저력과 대한민국의 역량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팰리스 식당에서의 모임에는 정 전 장관의 부인 민혜경씨와 고대현 워싱턴 후원회장, 김치환 한국민주평화연구소 사무총장, 이용진 평통 회장, 송제경 전 워싱턴한인회장, 박문규 목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재숙 워싱턴민주동지회장은 환영사에서 “MB 정부는 민주주의를 불도저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모두가 가만히 있을 수 없으며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대식 목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년 하례사를 대독했으며 안정원 전 특보(정 대선 후보)는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 ‘동행’을 최동현 씨 등 몇몇 인사들에 증정했다. 또 미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미중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언론 관계법 등을 둘러싼 여야 충돌의 배경과 한미 FTA 국회 비준 등과 관련한 민주당의 입장을 소개했다.
김동현 김대중 평화센터 자문위원은 ‘오바마 정부와 남북관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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