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엔 modification의 오류로 발생할 부작용인 ‘크레딧(신용) 붕괴’의 확산과 파장에 대해서 논했었다. 이번에도 아직은 확연히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결국엔 또 다른 부작용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예견되는 문제를 짚어보기로 하자.
또 다른 사회적 파장의 문제는 바로 ‘신뢰의 붕괴’다. ‘신용’은 스스로를 지키는 개인적 힘의 요소지만 ‘신뢰’는 쌍방의 관계를 지켜내는 사회적 균형의 요소다. 그래서 ‘신용의 붕괴’는 개인의 삶을 무너뜨리지만 ‘신뢰의 붕괴’는 사회의 파멸을 조장할 수도 있다.
굳이 modification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이 두 가지 현상을 경험했다. 금융경색과 경제 불황으로 개인의 ‘신용’이 무너졌고 부시 행정부의 실정으로 국민과 정부의 ‘신뢰’가 무너졌었다. 또한 총체적인 측면으로 보면, 소비자들은 글로벌 경제의 실체를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과도한 자신감과 투자 의지로 소비자로서의 ‘신용’을 잃어버렸고 경제 전문가나 학자들은 구식의 현학적인 전망과 판단들로 전문가로서의 ‘신뢰’를 잃어버렸던 것이 그러한 경험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융자 재조정의 분별없는 성행으로 다시 한 번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개인의 신용붕괴는 확산될 것이고 재조정 신청자들과 이를 대행한 이들 사이의 신뢰 붕괴는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신청자들은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없어서 판단과 진행이 어렵고, 대행자들은 대부분 재조정 전문가도 아니면서 사회 현상에 편승해서 이익만 추구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충분히 예측케 한다.
게다가 modification이든 litigation이든 모두 실효성 있는 재조정은 극소수에 불과한데도 ‘융자 재조정’이란 소재 자체가 또 다른 이득 창출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사실이 대행사업의 유행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이득 창출의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니라 차압과 파산 그리고 숏세일 등의 연계 비즈니스다. 차압을 방지하기 위해 재조정의 대행을 의뢰하며 시작된 일이 숏세일 또는 차압이나 파산의 대행을 의뢰하게 되는 형태로 둔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융자 재조정이 되면 되는대로 좋고 안 돼도 다른 돈벌이로 연결되는 방식의 황당하고 매력(?)적인 새로운 비즈니스가 이 시대의 슬픈 사회현상 속에서 탄생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돈만 받고 사라져 버리는 사기마저도 급증하고 있고 이름만 내세우고 동업형태로 돈을 챙겼던 한 외국인 변호사는 아예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마저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도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완성된 글로벌 세계와 글로벌 경제의 특징인가? 집단적이지만 속은 이기적이고, 투자의 모습이지만 내용은 투기적이고, 과장된 목표는 아름답지만 감춰진 목적은 흉물스러운 이 시대의 슬픈 현실이 참으로 가슴 아프다. ‘신뢰’가 사라진 세상에선 이해와 사랑이 존재할 수 없다.
‘Modification’이 ‘신뢰’의 희망을 소멸시킨 악마로 기억되지 않도록 모두가 애쓰길 바라는 마음이다. (213)500-7644
제이 명. <론팩 모기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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