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서부 컨퍼런스에서는 적수가 없을 것으로 보였던 LA 레이커스가 어쩌다 이 모양, 이 꼴이 됐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난 10일 휴스턴 토요타센터에서 벌어진 NBA 플레이오프 2회전 시리즈 4차전에서 야오밍까지 빠진 휴스턴 로케츠에 87-79로 참패, 12일 홈코트 5차전 승리가 필수적인 신세가 됐다.
레이커스는 4차전에서 공격자 파울을 범하며 허리부상을 당한 포워드 라마 오돔의 5차전 출장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라 더욱 불안하다.
처음 보는 이변은 아니었다. 지난 4월30일에도 간판스타 드와이트 하워드가 출장정지 처벌을 받아 못 나온 올랜도 매직이 “사실 우리는 하워드가 없을 때 더 빠르고 위험한 팀”이라며 떠들고 나가 119-84로 완승, 필라델피아 76ers의 1회전 탈락을 확정지어준 적이 있다.
야오밍 또는 하워드와 같은 수퍼스타가 빠지면 그 팀의 나머지 선수들이 “그가 우리 팀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자존심을 걸고 뛰는 반면 상대 팀은 정신무장이 풀려 오히려 뭇매를 맞는 경우가 많다.
‘도사’ 명성의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리 없다. 선수들에게 귀가 아프게 말해줬을 건만 통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도 그와 같은 ‘일시적 효과’는 오래가지 못한다며 전반에는 여유를 보였다. 후반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3쿼터가 끝날 무렵에는 “어쩔 수 없는 날이다. 이런 날이 오면 주는 대로 받은 후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며 선수들을 달랬다.
그래도 레이커스가 7전4선승제 2회전 시리즈에서 로케츠에 패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레이커스가 야오밍(왼쪽 발 부상)까지 빠진 로케츠에서 4차전까지 합쳐 3패를 당하는 시나리오는 상상조차 어렵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어차피 휴스턴으로 또 한 번 가게 된 마당에 작고 빠른 가드만 만나면 쩔쩔 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센터 앤드루 바이넘이 거의 구제불능인 모습인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다. 이는 올해 새로 생긴 약점도 아니고 론 하퍼(1994~99 시카고 불스·1999~2001 레이커스)와 같은 장신 가드를 선호하는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구사하는 팀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사실 조단 파마가 브룩스에 그렇게 밀릴 이유가 없다.
브룩스를 막지 못한다면 그 보다 두 배로 노련하고 힘이 좋은 찬시 빌럽스(너기츠)나 동부 올스타 명사수 모 윌리엄스(캐발리어스), 브룩스만큼 빠르면서 패스 실력은 10배로 좋은 라잔 론도(보스턴 셀틱스)를 가진 팀들과는 더욱 승산이 없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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