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 보고 싶다. 이런 내가 미워질 만큼...”
한국 가수 김범수가 부른 ‘보고 싶다’의 한 구절이다. 뛰어난 가창력과 아름다운 멜로디, 애절한 내용의 가사가 어우러져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약간 생뚱 맞은 자리에서 2세 10대 청소년들이 부르는 이 노래의 일부 구절이 그토록 절묘하게 청중의 심정과 맞아 떨어질 줄은 누구도 예상 못했다.
그 청중이란 한인 이산가족들을 말한다. 더 좁혀 말하면 유진벨재단이 미주 한인 실향민들을 돕고자 만든 비영리단체 ‘샘소리’가 초청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지칭함이다.
지난 17일 중앙시니어센터에서 인턴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첫 인터뷰 행사를 가지면서 조촐한 여흥 시간도 마련했다.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모 들이 즐겨 불렀을 트로트 ‘섬마을 선생’도 불렀고, 기타 합주에 마술까지... 아이들은 10여명 남짓한 노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난 못가. 바보처럼. 울고 있는 너의 곁에...“
노래는 두 연인의 이루지 못할 사랑을 가슴 아파하고 있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마음은 바로 그 가사 이상이다.
50년 넘게 통한의 세월을 보내며 실향민들은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가고 싶어도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갈 수 없었고, 고향 땅을 밟을 수 없었던 노인들의 고통스런 심정을 유행가 가사에 빗댄다는 게 오히려 불경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즐거워해주셨다. 공연이 끝나고 학생들과 인터뷰를 하며성의껏 답변해주는 노인들의 얼굴에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었다. 너희들은 반드시 통일의 역군이 되어 나 대신이라도 북녘 땅을 밟아달라는...
손자, 손녀처럼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고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는 정경을 보며 울컥 북받치는 느낌을 받은 사람이 나만은 아닌 듯했다.
노래는 이렇게 끝난다. “이러면 안되지만 죽을 만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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