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가주 샌타 클라리타에 살고 있는 하비 클레이븐(63)이 재융자를 하며 새로운 모기지를 택했을 때 그는 자기가 뭘 하는지 안다고 생각했다. 그는 수년 후 집을 팔고 팜스프링스로 이사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그는 옵션 변동 금리 모기지(ARM)를 택했다. 처음 5년간은 미니멈 페이먼트보다 적은 돈을 내도 됐기 때문이었다. TV 카메라맨으로 일하며 연봉 10만달러를 받는 그는 월 2,200달러의 모기지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있었다. 그는 모기지 율이 재조정되기 전 집을 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많은 경제학자들이 주택 경기회복의 걸림돌이라고 부르는 현상의 일부가 됐다. 향후 4년간 옵션 모기지 율이 재조정돼 50만가구가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중 상당수가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그가 계약 때 주의 깊게 보지 않은 조항 덕에 모기지 페이먼트는 월 2,700달러로 올랐다. 2년 뒤에는 4,000달러로 오르게 된다.
미니멈보다 적게 내는 옵션 모기지가 큰 문제
갈수록 원금 늘고 이자율도 올라 부담 늘어
지난 2월 이후 옵션 ARM 주택의 연체 및 차압율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넘어섰다. 클레이븐의 경우 이자도 안 되는 액수의 페이먼트만 했기 때문에 원금은 61만8,000달러에서 68만달러로 늘어났다. 거기다 집값은 40만달러로 떨어졌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는 내가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도 속아 이 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그는 파산 신청을 하고 페이먼트를 중단했다.
주택 경기가 바닥을 찾고 있는 지금 2004년에서 2007년 사이 7,500억달러의 융자가 나간 옵션 ARM이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재융자도 안 되고 이미 ⅓이 체납 통지를 받은 상태다.
서브프라임보다 수는 적지만 옵션 ARM의 액수는 더 크다. 이 모기지 금리가 재조정되면 페이먼트는 두 배로 늘어난다. LPS 애널리틱스의 타드 자들로스 국장은 “모두가 서브프라임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이 문제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6, 7월 서브프라임 연체가 200% 증가했을 때 옵션 ARM 연체는 400%가 늘어났다”며 “전체 숫자가 그처럼 많지 않아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퍼스트 아메리칸 코어로직은 향후 4년간 60만개의 옵션 ARM 이자율이 재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부터 중단된 옵션 ARM은 4가지 옵션을 준다. 첫째, 이자보다 적게 페이먼트를 하는 것. 이 때 원금은 계속 늘어난다. 둘째, 이자만 내는 것. 셋째, 30년 고정 이자 모기지처럼 내는 것. 넷째 15년 고정 이자 모기지처럼 내는 것 등이다.
융자자의 ¾은 첫 번째 옵션을 택한다. 이는 대개 5년이나 밸런스가 원금의 110%에서 125%에 도달하면 끝난다. 그렇게 되면 융자자는 높은 이자로 짧은 기간에 높아진 원금을 갚아야 한다.
바클레이스 캐피틀의 주택 융자 분석가인 엘레나 와소스키는 “이 모기지는 경험 있는 투자가나 시간이 지나면 소득이 늘어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온갖 사람들이 이 론을 이용했다. 소득이 늘어날 사람이 아니라 집값이 오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이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 전에 재융자를 하거나 집을 팔 계획이었다. 그러나 2007년 나간 옵션 ARM의 81%가 연체되고 이중 상당수가 차압당할 전망이다. 2005년에서 2007년 사이 나간 옵션 ARM 론 때문에 은행은 1,120억달러의 손실을 볼 전망이다.
한가지 희망은 요즘 이자율이 내려 상한선에 도달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고 이자도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라고 크레디 스위스의 모기지 분석가 찬드라짓 바타차리아는 말했다. 올 봄 높게 재조정될 이자가 내년까지 미뤄졌다고 그는 말했다.
모기지 뱅커 협회의 단독 주택 담당 분석가인 마이클 프란탄토니는 은행들이 이를 이용해 일부 주택 소유주들이 통상적인 모기지로 재융자 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론은 이자율이 재조정되기 전부터 체납되는 비율이 매우 높았다.
새크라멘토에서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는 론 주링코(62)는 5년 전 월 900달러의 페이먼트를 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잘 모르고 옵션 ARM을 선택했다. 그는 “모기지 업자가 재조정은 될 수 있지만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괜찮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가을 페이먼트가 1,400달로 치솟자 그는 크레딧 카드 페이먼트를 하지 못하게 되고 입주자를 구했으며 정원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모기지 페이먼트를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동안 집값은 모기지 원금인 26만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마침내 그는 북가주 법률 구조서비스의 도움으로 몇 달에 걸친 노력 끝에 월 페이먼트를 800달러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클레이븐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2월부터 그를 도와온 클리어포인트 크레딧 카운슬링의 샘 후세인은 자격이 있는 고객이라도 은행이 재융자 승인을 하는 것은 절반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나마 조건도 은행 마음대로라는 것이다.
그러나 옵션 ARM으로 재미를 본 사람도 있다. 은퇴한 재정 전문가인 게리 코프(64)는 2006년 워싱턴에 있는 집 융자를 하며 옵션 ARM을 택했다. 이로 인해 원금은 80만달러에서 120만달러로 늘어났다. 그는 이자만 내는 페이먼트를 하고 있다. 세금 공제도 많이 받는데다 그는 론을 다 갚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 이자가 내려갔다. 그의 이자는 런던 은행간 금리(LIBOR)에 묶여 있는데 30일 LIBOR 금리가 0.5% 이하로 내려가면서 그의 이자율이 3%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최소액만 내고 있는데도 그 때문에 원금이 줄어들고 있다. 그는 “2009년 이자가 2.5%인데 이는 전혀 높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자가 다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자율이 재조정되기 전 30년 만기 고정 이자로 바꿀 생각이었지만 이 정도 액수의 론을 이렇게 해주는 은행이 요즘은 거의 없다. 그는 “지금은 대다수 융자자보다 형편이 좋지만 앞으로 몇 년 후에도 그럴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