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역사상 최강자인 월마트가 마침내 적수를 만났다. 아마존이 그것이다. 불황 후 맞는 샤핑 시즌의 가장 큰 이야기 거리는 책과 영화, 장남감과 가전제품 등 전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마트와 아마존의 온라인 가격 전쟁이다. 싸움의 시작은 지난 달 올 가을 가장 인기 있는 책과 DVD 가격을 누가 더 낮게 정하느냐를 놓고 벌어졌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비디오 게임 기계와 셀폰, 45년 된 하스브로 장난감 오븐에까지 번졌다.
온라인시장 불황 안타 아마존 주가 폭등
월마트는 물량공세로 가격 내리며 반격
월마트가 이 오븐 가격을 28달러에서 17달러로 내리자 같은 날 아마존도 28달러에서 18달러로 인하했다. 대규모 소매업소의 웹사이트를 관리해주는 GSI 커머스의 부회장인 피오나 디아스는 “이제는 책과 영화의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더 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월마트의 가격 인하는 더 큰 전략의 일환이며 이는 자기 비즈니스를 아마존에게 뺏기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매업소들의 이번 샤핑 시즌에 소비자들의 돈을 한 푼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총 판매가 작년처럼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국 소매연합은 그래도 1% 줄어든 4,37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근본적으로 다른 회사이기는 하다. 그리고 현재로 아마존은 아칸소 벤튼빌에 본부를 둔 대형 업소 월마트에 별 위협이 되지는 못 하고 있다. 작년 총 매출 4,050억달러를 기록한 월마트는 4,000개 매장을 통해 중산층에게 싼 물건을 공급함으로써 소매업계를 석권하고 있다.
월마트가 대형 함선이라면 아마존은 작은 배다. 연 매출 200억달러 정도로 고객 대부분이 직접 카트를 끌고 샤핑을 하기보다는 마우스 클릭 하나로 물건을 사고 싶어 하는 중상류 도시민이다.
그런데도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미래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두 회사 모두 사세 확장에 열심인데다 하이텍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바람에 두 회사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온라인 샤핑은 전체의 4%에 불과하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는 이번 불황에 일반 소매만큼 타격을 입지 않았다. 회복 속도도 일반 거래보다 빠르다. 시애틀에 본부를 둔 아마존은 이런 추세를 활용하면서 일반 소매업체처럼 행동하고 있다. 이번 가을 아마존은 오디오나 비디오 케이블에 자기 브랜드를 붙이는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소비자들의 즉시 만족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당일 날 배송하는 프로그램도 7개 도시에서 시범 실시했다.
경쟁자가 보기에 아마존은 급속도로 소매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올 3분기 전체 소매판매는 4% 줄어들었고 온라인 샤핑은 변화가 없었지만 아마존의 매출은 24% 증가했으며 주가도 폭등했다.
월마트에게 더 중요한 것은 아마존의 전자제품 및 일반 상품 판매가 44%나 치솟았다는 점이다. 이는 월마트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다. 월마트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종류별로 분류하지는 않지만 전체 판매액수는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 소매업소 자문회사인 채널 어드바이저의 총책임자인 스캇 윙고는 “당신이 월마트라도 이런 소비자들의 변화를 활용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온라인 비즈니스가 전체 소매 판매의 15%를 차지하는 날이 올 것이며 그렇게 되면 월마트 매장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많은 분석가들은 월마트 중역들이 인터뷰를 통해 아마존을 정식으로 공격하고 이에 맞서 가격을 내렸을 때 놀라지 않았다. 이는 지난 달 스티븐 킹의 ‘도움 아래’(Under the Dome)라는 책값을 9달러 이하로 내리는 행사에서 시작됐다. 미니애폴리스에 본부를 둔 타겟도 이 책을 팔고 있다.
그 다음에는 DVD 가격을 놓고 싸움이 붙었다. 눈에 띄지 않는 싸움이 계속되면서 다른 물건 가격도 내려갔다. 월마트는 새 비디오 게임인 ‘Call of Duty: Modern Warfare 2’를 사면 15달러 선물권을 주는 전략을 세웠고 아마존도 곧 이를 따라 했다. 월마트와 아마존은 모두 X 박스 게임기를 199달러에 팔면서 100달러 상품권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두 업소 모두 새 팜 픽시 전화기를 30달러에 팔기 시작했다. 소매가보다 175달러나 싼 것이다.
물론 소매회사들은 상대방의 가격을 조사해 자기 물건 가격을 조정하는 일을 언제나 해 왔다. 아마존 대변인인 크레이그 버먼은 “우리는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물건 값을 비교하는 극히 경쟁적인 환경에서 자라났다. 우리는 그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마트의 공격적인 언사가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다. 월마트 닷 컴의 회장인 라울 바스케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기 회사 사이트가 아마존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1년간 이틀 안에 배달해주는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가격인 80달러가 너무 비싸며 월마트가 온라인 비즈니스를 석권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뿐”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월마트는 싼 값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며 “책에서도 가장 싸게 파는 업소라는 정평이 날 때까지 가격을 낮췄으며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 간의 마찰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90년대 말 아마존은 월마트 직원을 스카웃함으로써 소매 공급 체인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월마트는 소송을 제기했고 두 회사는 결국 타협을 했다.
가격 경쟁에 있어 월마트는 한 수 앞서 있다.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공급업자들과 가격협상에 있어 누구보다 유리하다. 바스케스는 “싼 가격은 우리 DNA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강점은 온라인 비즈니스를 위해 구축해 놓은 교묘한 공급 네트웍이다. 아마존 닷 컴을 통해 물건을 내놓는 수천 명의 소매업자가 있고 온라인 비즈니스는 아마존이라는 브랜드 인식도도 있다. 또 아마존 고객들은 대부분의 주에서 판매세도 내지 않는다. 이 결정적인 이점을 월마트는 로비스트들을 통해 없애려 하고 있다.
아마존 최고 책임자인 제프 베조스는 온라인 비즈니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승자가 될 수 있는 넓은 시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GSI 커머스의 디아스가 볼 때 월마트의 아마존에 대한 공격은 뒤늦은 감이 있다. 지금은 문 닫은 서킷시티의 중역이었고 현 소매 어드바이저인 그녀는 많은 회사들이 아마존의 장기적 위협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마존이 더 강력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월마트가 잘 하는 일이며 소매업소들이 자기 비즈니스가 뺏기는 것을 두고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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