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모 목사(하트포드연합감리교회)
수년 전, 뉴욕에서 살던 때, 어른들을 모시고 나이애가라 폭포관광에 나선 일이 있다. 젊은이는 달랑 운전수인 필자와 조수인 아내뿐이다. 아내가 어른들을 대접해 드린다며 지난 밤 직접 장만한 양념갈비와, 채소, 과일을 얼음에 재서 보온통에 담아 가지고 길을 떠났었다. 달리다가 시장기를 느끼면 적당한 피크닉 장소를 찾거나, 그냥 한적한 길가에서 아무렇게나 돗자리를 펴고, 가스 불에 프라이팬을 올리고, 고기를 구워서 상추쌈을 맛나게 즐기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 누군가 “이제는 아무개 대통령의 비자금도 부럽지 않다!“ 하셔서, 폭소를 터뜨렸다. 그 여행에서의 압권은 단연 전길룡 옹이셨다.
벌써 고인이 되었으나, 당시 마나님을 여의고 술에 의지해서 잠을 청하다가 그만 알콜중독 증세로 수전증이 생겼다는데, 기억력만큼은 여전히 정정했다. 맥주를 한 모금 기분 좋게 드시더니, 젊은 시절의 애창곡이라면서 일본말로 “청춘가”라는 노래를 불렀다. 애잔한 노래곡조를 따라 버스안의 거의 모든 어른들이 흥겹게 함께 따라 부르던 기억이 난다. 노래가 끝나자, 갑자기, 어떤 할머니가· “오라버니!” 하고 외치셨는데, 그 시각으로부터 집에 오기까지 마치 모든 분들이 십대 소년 소녀 시절로 돌아간 듯, 여행의 피로도 다 잊은 채, 서로가 “오라버니”와 “누이” 로 부르면서 웃음꽃이 만발하였는데, 어느덧 나이애가라 폭포에 이르자, 폭포를 앞에 두고 서게 된 우리 일행은 모두가 한 목소리로 폭포를 향하여 외치었다.
“나이야 가라!,” “나이야 멀리 가라!”...
어떤 분이 ‘나이야가라· 라는 말은 인디언말인데, 본래 한국어에서 온 말’이라 가르쳐 주었다. 곧, “나이”는 “너이”(넉四자)의 변형어이고, “가라”는 “가람”(江의 고어)이니, 한국어라는 것이다. 그러자 다른분이 “커네티컷 역시, 한국어로는 “그-냇-가-둑”이라고 말했는데, 웃자고 한 말인지, 아니면 학술적인 근거가 확실한 말인 지, 모두들 반신반의하며, 또 웃음을 주고받았다.“그 냇가 둑” 강변에 자리잡은 도시에 와서 어느 덧 여섯 번째 눈 덮인 겨울을 지내고 있다. “그 냇가둑”에서도 “사슴이 건넌다‘는 아름다운 하트 포드(Hartford) 강변에 살게 된 것도 축복이다. 일찍이 링컨 대통령이 스토우 부인을 만나 ”남북전쟁을 일으킨 부인“으로 칭송하였다는 “톰 아저씨의 오두막“ 저자, 스토우 부인의 생가가 보존되어 있다. 그 옆으로 ”톰소
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의 생가가 있으니, 가히 문학의 본 고장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들의 휴머니즘과 모험정신을 배운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기도 하다. 마크 트웨인이 어린 시절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바다로 나아가는 큰 꿈을 키웠듯이, 우리의 청소년들이 하트포드에서 전 세계로 큰 꿈을 안고 뻗어나가기를 기도해 본다. 더욱이, 멀리 떠나 온 우리의 옛 고향의 하늘을 또 그리워해 본다. 나의 조국, 대한인의 하늘과 정겨운 산하를 그리워하는 것이다.하트포드의 “그-냇가-둑” 강을 건널 때마다, 사슴같은 마음으로, 내 고장의 평안을 기도한다. 더욱이 고국의 평화와 통일의 날을 기도한다. 뿐만아니라, 주일마다 교회에서 만나 뵙는 어른들
로 더불어, 고향의 정취를 흠뻑 느끼면서, 고향같은 교회이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설날을 맞아 커네티컷의 아름다운 강물이 평화로이 흘러가듯이, 사랑하는 가정마다 행복한 가정의 평화를 기원한다.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는 노래가 문득 마음에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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