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계권료 과다지출에 광고부진으로 2억5,000만달러 손해 전망
17일간 총 835시간 중계
‘스키 크로스’등 새 종목 추가
젊은 시청자들 잡기에 주력
텔레비전 자이언트인 NBC 유니버설에게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험난한 내리막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중계권료로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한 NBC 네트웍은 지난 금요일부터 시작된 이번 동계올림픽 중계로 최소 2억5,000만달러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고판매가 부진한 것이 NBC를 재정적인 곤란에 빠뜨리고 있다.
게다가 흥분을 자아낼 만한 스타급 미국선수들이 별로 없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0일 최고의 미국여자 스키선수인 린제이 본이 연습 중 정강이를 다쳤다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날씨도 문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이례적으로 따스한 날씨로 눈이 녹은 데다 사이프러스 마운틴은 경기가 취소될 정도로 짙은 안개가 낄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림픽은 “궁극적인 리얼리티 쇼”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NBC 유니버설의 리서치 부문 사장인 앨런 워첼은 말했다. 이번 올림픽이 장래의 올림픽 중계권과 올림픽 자체를 위해 아주 중요하지만 않다면 이번 드라마는 좋은 리얼리티 시리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NBC 유니버설과 모회사인 GE, 그리고 국제올림픽위원회는 그리 초조해 하지 않는 표정이다. 네트웍 간부들은 이번 동계올림픽이 태평양 시간대 지역에서 열림으로써 금메달 급 시청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시간대에서 열리면 미국의 절반 이상 지역이 라이브로 경기를 볼 수 있다. 광고회사인 올림피디아의 중역인 그렉 칸은 “이번 대회에서는 흥미를 확 자아낼만한 스토리나 널리 알려진 스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NBC는 17일간에 걸쳐 NBC 채널과 케이블인 USA, MSNBC, CNBC, 유니버설 HD 등을 통해 총 835시간 중계할 계획으로 있다. 일부기업들은 프라임타임 시간대 광고로 회당 50만에서 60만달러를 퍼붓고 있는데 이들 기업들은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이 올림픽 열기에 빠지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스폰서들의 이런 기대가 전적으로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스포츠 라이브 중계는 엄청난 시청자를 모아왔다. CBS가 중계한 올 수퍼보울을 본 시청자는 1억65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올림픽은 ‘아메리칸 아이돌’ ‘로스트’ ‘하우스’ ‘빅 뱅 이론’ 등 라이벌인 폭스, CBS, ABC의 프로그램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실제로 4년 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 올림픽 당시 벌인 치열한 경쟁에서 ‘아메리칸 아이돌’은 올림픽 중계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 모았다고 오리건 대학의 ‘워소우 스포츠 마케팅 연구소’의 폴 스웬거드 소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림픽은 과연 프라임 시청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무엇인지가 키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올림픽 중계에 걸려 있는 것은 엄청나다. 지난 2년간 국제 올림픽위원회는 존슨 앤 존슨, 이스트맨 코닥, 랩탑 제조사인 레노보 같은 주요 스폰서들을 잃었으며 이것은 이미 미국 중계권료에 심하게 의존하고 있던 위원회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 중계권료의 절반 이상이 미국 TV중계권자로부터 나온다. 올림픽 조직위는 내년 이전에 2014년과 2016년 올림픽 중계권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밴쿠버 올림픽 중계 시청률이 시원치 않을 경우 올림픽 조직위원회로서는 대박을 기대하기 어렵다. GE는 지난 2003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중계권료로 20억달러를 질렀다. 이 액수는 다음 액수를 써냈던 루퍼트 머독의 폭스사보다 무려 9억달러가 많은 것이었다. 벨 스테이트 대학의 디지털 정책연구소 도미니티 카리스티 교수는 “그들은 중계를 위해 필요한 액수 이상을 써냈다”고 말했다.
NBC 관계자들도 2010년 올림픽 중계 수입이 저조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스미스 칼리지의 앤드류 짐발리스트 교수는 “영원히 올라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NBC는 밴쿠버 올림픽 중계권료로 8억2,000만달러를 지불한다. 이 액수는 현재 예상되는 광고수입을 1억5,000만달러 상회하는 액수이다. 2년 후에는 런던 올림픽을 위해 11억달러 수표를 써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GE는 글로벌 올림픽 스폰서가 되는 조건으로 2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핵심은 얼마나 시청자를 모으느냐이다. NBC 관계자들은 올림픽과 가장 친밀감을 느끼는 세대는 4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힌다. 올림픽을 냉전 시대의 긴장과 연결 시켜 기억하는 세대들이다. 이들은 언더독 미국 하키팀이 구 소련팀을 꺾었던 ‘빙판 위의 기적’과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항의해 미국이 1980년 올림픽을 보이콧 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이런 경험과 기억은 40세 미만 세대에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NBC의 과제는 젊은 시청자들을 올림픽으로 끌어들여 관심 있는 소비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스웬거드 소장을 말했다.
NBC와 올림픽위원회는 텍스트 메시지와 소셜 미디어에 빠져 있는 세대에 어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은 루지, 컬링, 봅슬레드 같은 종목을 추가하는 등 21세기적인 요소를 가미하려 노력해 왔다. 현재는 스노우보딩이 최고 인기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스키 크로스라 불리는 새로운 종목이 첫 선을 보인다. NBC 스포츠 프로듀서인 대데이빗 닐은 “5명의 스키어가 서로 충돌하면서 경기를 벌인다”며 “올림픽은 새롭고 젊은 종목을 소개하는 훌륭한 실험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NBC는 인터넷과 해상도 높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 폰들이 올림픽 열기를 확산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수들과 해설자들의 트위터 포스터들을 모은 트위트 쉬트를 올림픽 웹사이트에 개설했다. 2년 전 베이징 올림픽 때 NBC는 인터넷과 모빌 플랫폼에 올림픽을 더 노출시키면 시킬수록 젊은 층은 쿨 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 NBC 관계자는 “인터넷은 시청률을 높여주고 TV 중계를 많이 보는 사람은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것을 일고 있다”며 이번 대회의 돌파구는 모빌 폰의 동영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BC는 여러 채널을 통해 총 835시간의 중계를 내보낼 예정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