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의회에서 한인타운 공식 구획을 확정하려는 한인사회의 노력이 13일 라티노 커뮤니티 일각의 반대라는 ‘암초’에 부딪히면서 한인타운 구역 설정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가운데 구획 설정을 위한 한인들의 결집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인타운 구획 설정 관련 배경과 문제점, 전망을 짚어본다.
라티노 “엘살바도르 거리와 상충” 반발
한인 커뮤니티 강력한 의지 표명 절실
■배경
한인타운 구획 획정을 위해 1년 넘게 방안 마련을 추진해 온 ‘한인타운 구역설정위원회’는 당초 한인사회 제시안에서 상당 부분을 양보해 시의회와 절충한 소위 라본지안을 받아들여 논란이 돼왔던 타운 구획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었다.
라본지안은 당초 ‘크렌셔-멜로즈-후버-피코’를 경계로 하는 안에서 외곽 지역이 축소된 ‘웨스턴-베벌리-버몬트-11가’를 경계로 삼고 있어 한인타운 핵심 지역과 올림픽 경찰서 지역이 포함된 절충안의 성격이었다.
그러나 13일 열린 LA 시의회 교육·커뮤니티 소위원회에서 일부 라티노 커뮤니티에서 새 구획안에 포함된 ‘올림픽가 남쪽~11가’가 사실상 라티노 주민들이 주류인 지역이라는 이유로 한인타운 설정에 반대한다는 느닷없는 주장을 들고 나와 결정이 미뤄지게 됐다.
■문제점
그러나 이날 LA시청에서 열린 소위원회 회의에는 ‘피코 유니언 주민의회’ 소속 엘살바도르계를 주축으로 한 주민들로, 라티노 커뮤니티 전체의 대표성이 없고 엘살바도르계와 다른 주민들간 의견도 통일되지 않아 결국 엘살바도르계 인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엘살바도르 비즈니스 거리’를 관철하기 위한 생떼성 주장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들 라티노 관계자와 주민들이 100명이 넘게 동원돼 ‘라본지안’에 따른 한인타운 구역 설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인사회에서는 ‘한인타운 구역설정위원회’ 관계자 등 10여명만이 참석해 대조를 이뤘다. 결국 수적 열세로 인해 한인타운 구획 최종 결정이 미뤄지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전망과 대책
한인타운 구역설정위원회 측은 올림픽가 남쪽 지역에 대해서는 타협점을 모색할 계획이지만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올림픽 경찰서가 위치한 11가를 경계로 삼는 것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발하고 있는 라틴계 주민 대부분이 엘살바도르 출신으로 라틴계 전체의 입장으로 보기 어려우며 다른 라틴계 주민 대부분이 새 구획안에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이날 시의회 소위원회에서 한인들의 수적 참여가 적어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만큼 앞으로 더욱 강한 목소리를 결집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구역설정위원회의 브래드 리 변호사는 “다음번에는 한인들의 결집된 힘을 시의회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13일 시청에서 열린 교육·커뮤니티 소위원회에서 시의원들이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있다. <박상혁 기자>
다문화리더십협회(MENLA)의 라울 클라로스 회장이 13일 LA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인타운 새 구역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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