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서울시장 오세훈-한명숙 각축전
나머지 한-5곳, 민주-8곳, 선진.무소속-각 1곳 우세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6.2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했다.
6.2 지방선거 개표결과, 3일 오전 1시10분 현재 한나라당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시.도지사) 가운데 수도권 ‘빅3’ 중 인천시장은 패배하고, 서울은 박빙열세를 보이는 한편 텃밭인 경남.강원지사, 세종시 수정추진 논란으로 주목받은 충청권 3곳을 전부 내주며 불과 5곳에서 승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은 서울에서 박빙우세를 보이고 인천 시장을 차지하는 등 전국에서 8곳을 얻어 승리를 거뒀고, 자유선진당은 대전 1곳에서 이겼으며, 경남.제주지사는 무소속 후보에게 각각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서울 25개 구청장 중 강남권 3곳 이외에는 사실상 완패하는 등 전체 228개 선거구 가운데 78개에서만 1위를 지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90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자유선진당은 14곳에서 각각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당초 이명박 정권의 반환점에서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50%에 육박하는 대통령 지지율과 천안함발 ‘북풍’(北風) 등에 힘입어 압승을 기대했으나, 이처럼 민심의 준엄한 심판을 받으며 패배함에 따라 후반기 국정운영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도권 ‘빅3’의 경우, 전체 개표가 27.5% 진행된 서울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47.4%를 득표해 46.9%를 얻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 앞서있고, 개표가 42.1% 진행된 경기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52.7%로 47.3%를 얻은 유시민 야권단일 후보를 앞섰다.
인천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52.2%를 득표해 44.8%를 얻는데 그친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따돌리고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충청권의 경우 충북은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51.0%로 46.1%인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를 앞섰으며 충남은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41.8%로 40.4%인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를 이기고 있다. 대전은 자유선진당 염홍철 후보가 46.3%로 29.4%에 그친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를 큰 표차로 이겼다.
접전지역으로 분류됐던 강원은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53.1%를 득표해 46.9%인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에 사실상 승리했고, 역시 박빙의 접전을 펼쳤던 경남은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51.9%를 얻어 48.1%인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앞서고 있다. 제주는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41.4%로 또다른 무소속 후보로 40.6%를 얻은 현명관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영남권의 경우, 대구는 김범일 후보, 경북은 김관용 후보, 울산은 박맹우 후보, 부산은 허남식 후보 등 한나라당 후보가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어 텃밭을 지켰으며, 호남은 광주 강운태 후보, 전북 김완주 후보, 전남 박준영 후보 등 민주당 후보가 싹쓸이했다.
한나라당의 선거 패배로 정국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여권은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 헌법개정 등 이명박 정권 후반기 역점과제의 추진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고, 18대 후반기 국회 등 정국 운영에서 야권과 일정부분 타협해야 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 국정운영의 속도 조절과 개각을 비롯한 여권 전체의 인적.국정쇄신 등 민심수렴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경우, 정몽준 대표 체제가 선거패배의 책임론에 휩싸이고 7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의 무한 소용돌이로 빠져들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여권 정치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반면 야권은 지방권력을 크게 차지하는 선거승리를 발판으로 2년반 뒤 대선가도에 의미있는 길을 닦았다. 민주당 선거를 진두지휘한 정세균 대표는 8월 전당대회에서 재신임을 얻어 차기 대권주자의 한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이 광역단체장 중 3∼4곳에서 승리하면서 화려하게 부활, 세력화에 성공하며 정국의 한 축으로 떠오름에 따라 이들의 행보에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한편 6.2 지방선거 투표율은 54.5%로 잠정집계되며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제1회 지방선거가 치러진 1995년(68.4%) 이래 최고로 높은 투표율이자 역대 두 번째이자 998년 제2회 지방선거(52.3%), 2002년 제3회 지방선거(48.8%), 2006년 제4회 지방선거(51.6%) 투표율을 모두 뛰어넘은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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