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있어 한인사회가 든든하다. LA 한인타운 치안의 첨병으로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 경찰들이다. 타운 순찰의 일선을 지휘하는 순찰반장에서부터 한인 및 주민들의 재산과 안전을 책임지는 수사관까지, 한인 경찰관들은 오늘도 타운 지킴이로서 범죄와 맞서 싸우고 한인사회와 경찰 간 가교 역할을 하며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있다. LA경찰국(LAPD) 산하 올림픽경찰서의 한인 경찰관들을 만나 한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임무 수행에 올인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승진 기자>
순찰반장 제임스 정 사전트
“타운 곳곳 발로 뛰며
한인들 눈과 귀 역할
도움줄 수 있어 보람”
올림픽경찰서 초기 멤버로 오픈 이후 순찰반장으로 진급한 제임스 정 사전트는 오늘도 5가에서부터 샌마리노, 버몬트에서 웨스턴까지 구석구석 한인타운에 이상은 없는지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지난 1992년 한인 경관들을 쉽게 볼 수 없던 그 당시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경찰에 ‘올인’한 제임스 정 사전트는 “‘한인들의 눈과 귀’가 되고 싶어 경찰에 지원했다”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발로 뛰는 순찰반장이다.
신입 경관시절 윌셔경찰서와 램파트경찰서, 동양인수사과 등에서 잔뼈가 굵은 18년차 베테런인 정 순찰반장은 현 올림픽경찰서 매튜 블레이크 서장의 발탁으로 올림픽경찰서에 부임했다.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임스 정 순찰반장은 “나에게 올림픽 경찰서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기회’였다. 한인 경관으로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바로 보람”이라며 “순찰 경관들이 보다 신속하게 한인 업주 및 주민들의 신고에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영어가 불편한 한인들을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 통역을 돕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정 순찰반장은 “LA 한인타운 주민들과 업주들이 경찰을 보다 가깝게 느끼고 문화와 언어 차이에 따른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순찰에 나섰을 때 저를 알아봐주시고 감사의 말씀을 전해오시는 한인 분들을 만날 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며 한인타운 치안을 위해 더욱 힘써야겠다는 각오를 한다”고 말했다.
차량절도수사과 론 김 수퍼바이저
“한인타운서 오래 일해
구석구석 손바닥 보듯
후배들에 본 되고 싶어”
차량절도수사과에서 수퍼바이저로 활약하고 있는 론 김 수사관은 항상 맏형처럼 든든하다. 늘 환한 미소로 반기지만 범죄 수사에 나설 때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빈틈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LAPD에 입문해 한인 커뮤니티 관할 경찰서에서만 몸 담아온 김 수사관은 “내가 한인 커뮤니티에서 일하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내가 가장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한인이기에 한국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하고 한인타운에서 오래 일해 왔기 때문에 한인타운 구석구석을 타 경관에 비해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수사관은 “한인타운이다 보니 한인 범죄자들을 체포해야 할 때가 많이 있다. 특히 법정에 증언을 위해 출두할 때면 피고인 가족과 지인들이 나를 보는 눈빛에 가슴이 아프다”며 “그래도 난 경찰의 신분으로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이왕이면 한인 피해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가해자도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자수해 형량을 감량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올림픽경찰서후원회가 결성한 축구회 경찰서 축구부 주장을 맡고 있다. 김 수사관은 한인타운의 치안을 돕고 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한인타운에서 순찰을 도는 자원 봉사 순찰대 CWT를 올림픽 경찰서와 연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 수사관은 후배 한인 경관들에게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수사관은 이어 “한인 경관으로 부끄럽지 않게 항상 ‘정직’하고 ‘공정’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갱 전담반 조지 이 수퍼바이저
“한인경관 더 늘어나야
언어장벽 불이익 줄어
청소년 범죄예방 주력”
지난달 초 살인전담반에서 갱전담반의 수퍼바이저로 옮긴 조지 이 수사관. 지난 6년간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램파트경찰서와 올림픽경찰서의 살인전담반에서 일하며 한인타운의 각종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범인들 검거에 밤낮 가리지 않고 발로 뛰어왔다.
96년도 LAPD에 입문해 밸리경찰서, 노스이스트경찰서 등 한인 커뮤니티와는 떨어진 지역에서 일하며 지내왔던 그는 이젠 한인 커뮤니티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한인 커뮤니티를 돕는 것에 어느 때보다 보람을 느끼고 있단다.
이 수사관은 “6년 전 램파트경찰서로 발령받아 한인 커뮤니티와 첫 만남을 가진 후 한인 주민들을 돕고 한인타운 치안에 기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게 됐다”며 “올림픽경찰서에서 수사관으로 일하며 한인 관련 문제 해결을 돕고 한인사회 안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인타운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대부분은 피해자나 목격자가 모두 한인일 경우가 많지만 이에 비해 한인 경관들의 수는 많지 않다”며 “특히 범죄 피해를 당한 한인 다수는 경찰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고 언어의 장벽까지 있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인 경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수사관은 “우선 15세에서 18세 사이의 한인 갱 단원을 단속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한인 청소년들이 방황하며 사회의 어두운 측면에 가려져 있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고 청소년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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