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의 통화완화 정책에 따라 달러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화환율의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환율의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말 달러당 1,140원 수준이던 원화환율은 4월 초 달러당 1,100원 선을 하향 돌파한 데 이어 5월 들어서는 달러당 1,060원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원화가 연말 기준으로 2.5% 절상되었던 데 비해, 올 들어서는 4월 말까지 원화의 절상 폭이 6.2%에 달하고 있다. 원화환율 하락의 배경과 향후 한국과 미국 정부의 환율정책 운영과 관련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등을 LG경제연구원의 자료와 함께 분석한다.
미 2차 양적완화 달러화 약세 주도
한국 물가상승 완화 압력도 한몫
■양적완화로 인한 달러화의 약세
2차 양적완화(QE2)로 대표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완화 정책이 달러화 약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양적완화로 달러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중평균 가치를 나타내주는 달러화지수(Dollar index)는 올 들어 4월 말까지7.6% 가량 하락한 상태이다.
FRB는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26~27일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 당분간 통화완화 정책이 유지될 것임을 재차 확인시켜 주었다. 이와 함께 2차 양적완화가 당초 일정대로 6월로 종료될 예정이어서 연방은행이 신규로 채권을 매입하는 것은 없게 된다.
■원화 절상 폭 비교적 높아
지난해 재정위기의 여파로 크게 하락한 후 올해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화나 영국 파운드화 등을 제외하면 주요국 통화 가운데 원화의 절상 폭이 가장 큰 상태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 통화들 중에서는 원화가 가장 빠르게 절상되고 있다.
이유는 외환 수급상 달러화 공급 우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상수지가 지난 1분기 중 27.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의 91.6억달러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의 2.6억달러보다는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국 정부 물가상승 완화도 원화강세 요인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 당국이 원화절상을 용인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최근 원화환율 하락을 가속시키는 요인이다.
한국에서는 올 들어 4%대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면서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금리인상과 더불어 원화절상이 동원될 것이라는 예상이 외환시장 내에 만연해 있다. 최근 중국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해 위안화 절상속도를 높일 것인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정책의지와 상관없이 원화절상에 대한 기대는 추가적인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과 투기적인 목적의 달러화 매도, 원화 매입으로 이어져 원화절상 압력을 높이고 있다.
■원화 거의 균형 수준에 근접
환율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종합적인 영향을 바탕으로 하여 거시 경제적으로 균형을 달성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을 추정할 수가 있다. 균형환율을 추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들을 통해서 균형환율을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3월 현재 원화환율은 대체로 2.5~9% 정도 저평가 상태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타 통화의 환율이 변화 없다는 전제하에서 구해진 균형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22~1,090원 수준이다. 4월 중 원화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저평가 폭이 추가적으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여 현재 원화는 거의 균형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경기 및 유가가 차후 환율의 변수
원화가치의 균형 수준은 엔화, 위안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향후 엔화와 유로화의 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위안화를 비롯한 주요 신흥국 통화의 절상 추세가 유지된다면 경상수지 균형을 위한 원화환율 수준도 더 낮아질 여지가 있다.
반면 엔화와 유로화가 큰 폭의 약세로 반전될 경우에는 균형 원화환율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세계경기, 국제유가 등 대외경제 여건의 변화 등도 균형환율 수준을 좌우할 주요 변수이다. 세계경기의 호조세가 유지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해외수요가 늘어난다면 경상수지 균형을 위한 환율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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