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 제 20주년 맞은 ‘평양고보 미 서부 골프회’
평양고등보통학교 미 서부지역 골프회 회원들이 골프대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매주 두차례 라운딩
“80~90대 나이지만
마음은 20대 뺨쳐요”
“우리 클럽은 80세가 막내둥이에요. 그러나 마음은 20대 부럽지 않다오”
80대 노인들이 주축을 이루는 골프클럽이 있어 화제다.
‘평양고등보통학교 미국 서부지역 골프회’(회장 필립 유) 회원들은 지난 13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이 클럽 회원 18명은 매주 월·목요일 어김없이 ‘라미라다 컨트리클럽’ 또는 ‘마일스퀘어 골프코스’를 찾는다. 1년 동안 골프를 친 총 야드 수는 35만9,022야드, 즉 203마일이다. 20년 동안 718만440야드, 4,079마일을 움직였다는 셈이다.
이들 회원들은 매달 2번째 월요일이면 여김 없이 대회를 연다. 지난 20년간 총 240회의 대회를 열었다. 창립 초창기 남자 회원 20여명으로 출발했으나 현재 9명의 남자 회원들이 남았다. 모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대신 부인들이 합세해 18명의 회원들로 다시 늘었다. 처음에 반대하던 부인들이 지금은 남편보다 더 활동적이라고 한다.
회원들 모두 80대의 고령인데도 불구하고 체력만큼은 젊은이들 못지않다. 일주일에 2번 라운드를 도는데 18번 홀의 절반 이상을 걸어서 움직인다. 대부분 회원들의 핸디는 10여개. LA지역에 사는 일부 회원들은 직접 운전해 내려온다고 한다.
이 클럽 초대회장인 홍세호(83)씨는 “산수를 즐기며 골프를 치기 때문에 건강유지가 된다”며 “고향 땅을 생각하고 옛날 얘기를 하다 보면 라운드가 훌쩍 간다”고 말했다.
해방 전 당시 한국 최고 명문 고등학교였던 평양고등보통학교는 6.25 한국전쟁 발발과 함께 역사의 뒤로 사라졌다. 현재 막내 회원(?)의 나이는 80세. 이 학교 마지막 졸업생이라고 한다. 최고령 회원은 90세다. 도서관장, 은행원, 종합상사 간부, CPA, 의사 등 다양한 직업 출신이며 회원들의 이민 연수도 대부분 30년이 넘는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나이와 직업은 상관없다. 오직 ‘평양고등보통학교’ 출신 자체가 자부심이다. 따라서 선·후배 우대관계가 타 동창회보다 돈독하다고 한다.
홍씨는 “당시 이 학교에 입학했다고 하면 고향 군수가 잔치를 베풀 정도로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며 “노신영, 조순 등 전 총리와 김동길 교수, 조경철 박사 등이 우리 학교 출신이다. 그런 점 때문에 학교와 동문에 대한 자부심이 여느 동문회보다 높다”고 말했다.
홍씨는 “앞으로 5년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여생을 동문들과 함께 우애를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john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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