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제조사들, 연비 향상·생산비 절감 이유로 없애는 추세
현대 엘란트라에 들어있는 펑크 수리용 키트. 연비향상과 경비절감을 위해 스페어 타이어를 없애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늘고 있다.
당신 차 트렁크의 스페어 타이어는 지금 타자기와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스페어 타이어가 없는 자동차를 판매하는 업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스페어 타이어를 없애는 이유는 무게를 줄여 자동차 연비를 개선하고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판매차량 중 13% 차지
펑크 수리용 키트 등으로 대체
“소비자들 선택이 운명 좌우할 것”
만약 펑크가 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일부 제조업체는 펑크가 나도 일정 거리를 갈 수 있는 런플랫(run-flat)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은 트렁크에 펑크 수리용 키트를 비치해 주고 있다. 이 두 가지 방식은 각각의 단점이 있다. 그래서 운전자들은 이런 추세를 미더워 하지 않는다.
볼티모어의 메리 베스 와스머는 “스페어 타이어가 있었으면 한다. 이것은 마음의 평화를 안겨준다”고 말했다. 와스머는 3개월 전 구입한 BMW 335에 스페어 타이어가 없다고 딜러가 밝혀줬더라면 아마도 이 차를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차를 산 후 이 사실을 발견했다. “트렁크를 열어 찾아보니 타이어가 없는 것은 물론 그것을 집어넣은 공간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추세는 확산되고 있다. 몇 년 전 만 해도 신형 차에는 예외 없이 스페어 타이어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 달 미국에서 판매된 100만대 이상의 새 차 가운데 약 13%는 스페어 타이어를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타임스의 자동차 사양 및 판매기록 분석에서 나타났다. 연방정부는 스페어 타이어를 안전에 필수적인 장치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의무화 하지는 않고 있다.
스페어 타이어가 사라진 차종은 현대 엘란트라와 셰볼레의 크루즈, 그리고 말리부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세단들이다. 뷰익의 2012년형 리걸GS와 곧 나올 리걸과 라크로스의 하이브리드 역시 스페어 타이어를 없애게 된다. 또 내년에 출시될 기아 옵티마 일부 차종에서도 스페어 타이어가 사라지게 된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스페어 타이어를 없앰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게 되고 차의 무게가 가벼워지면 차량의 개스 마일리지를 개선시킬 수 있다. 연방정부의 연료효율성 테스트에서 마일리지를 0.1마일 정도만 개선시켜 19.5마일에 도달하게 되면 차량 윈도스티커에 갤런 당 20마일로 표기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 정보회사인 에드먼즈닷컴의 차량검사 책임자인 단 에드먼즈는 “자동차 회사들은 치약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듯 가능한 모든 사소한 일들을 시도한다”고 말했다.
또 타이어를 갈아야 하는 운전자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펑크는 드문 일이 되고 있으며 그러 일이 일어난다 해도 점점 더 많은 운전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로드사이드 서비스를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주지역 셰볼레 판매 및 서비스 부사장인 앨런 베이티는 “제조사들은 이런 추세를 지켜보고 있다. 차량의 무게를 줄임으로써 연료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사람들이 이런 기술을 이해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어 타이어를 없애는 일에 셰볼레는 가장 공격적이다. 크루즈의 스페어 타이어를 타이어 인플레이터 키트로 대체함으로써 무게를 26파운드 줄이고 트렁크의 공간은 넓어졌다. 현대는 스페어 타이어를 없앰으로써 차량 당 22달러의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이 차가 20만대 팔리는 점을 감안하면 440만달러를 절약하는 셈이다.
셰비와 뷰익처럼 현대는 타이어 인플레이터 키트가 갖춰진 차를 팔고 있다. 이 키트에는 밸브 스템을 통해 주입되는 밀폐제 한 캔과 타이어에 다시 바람을 넣는 전기펌프가 들어 있다. 여분의 타이어를 갖추고 있는 것만은 못하다. “밀폐제 키트로는 타이어 트레드에 생긴 단순한 펑크만 수리할 수 있을 뿐이다. 또 사용한다 해도 임시 수리일 뿐”이라고 컨수머 리포트의 타이어 전문가인 유진 피터슨은 지적했다.
피터슨은 밀폐제 키트는 찢어지거나 완전히 파열된 타이어 수리에는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팟홀이 널려 있는 도로위에서 자주 발생하는 로우 프로파일 타이어 손상을 막아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토우차량이 와서 주유소나 정비소로 견인해줄 때까지 도로 위에 방치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BMW를 비롯한 고급차량들은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함으로써 스페어 타이어를 없애고 있다. 런플랫 타이어는 펑크가 나도 50마일 정도의 속력으로 계속 달릴 수 있도록 돼 있다. 피터슨은 런플랫 타이어의 경우 펑크가 나도 차의 무게를 지탱할 만큼 강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도로위에 방치되는 일은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는 이 또한 완전한 해결방안은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소음과 트레드의 수명, 그리고 비용과 관련한 많은 불평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BMW 328에 스탠다드로 장착되는 컨티넨탈 런플랫 타이어는 남가주 타이어 스토어들에서 약 190달러 정도에 팔린다. 이 타이어는 통상적으로 특별주문 제품이다. 컨티넨탈의 보통 타이어들은 이보다 50달러 정도가 저렴하고 재고도 충분하다.
향상된 기술은 많은 운전자들이 더 이상 프리웨이에서 타이어 파열 사고를 당하지 않게 됐음을 의미한다. 향상된 타이어에 더해 이제는 스탠다드로 설치되는 타이어 프레셔 모니터링 시스템은 운전자들에게 낮은 프레셔와 공기 누출, 그리고 펑크에 대해 경고를 해 준다. 이것은 파열에 이르기 전에 타이어 수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계기에 불이 들어오면 운전자들은 곧바로 문제점을 시정한다”며 펑크를 고쳐달라는 서비스 콜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에드먼즈는 분석했다.
타이어 성능이 좋아지면서 최근 수년간 펑크를 이유로 트리플A에 로드사이드 서비스를 요청하는 전화는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다시 약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스페어 타이어가 없는 차량이 많이 팔리는 남가주의 경우 트리플A의 펑크 서비스 요청전화는 수년간 계속 감소하다가 지난해 2%가 늘었다. 트리플A 관계자들은 왜 다시 늘었는지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전국적으로 보면 트리플A의 펑크 서비스 전화는 2006년 400만 건에서 2010년에는 360만 건으로 줄었다. 전체 서비스 요청전화 가운데 약 12%를 차지한다.
스페어 타이어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이 될 것이라고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밝히고 있다. “소비자들이 스페어 타이어를 없애는데 반대한다면 우리는 다시 돌려 줄 수밖에 없다. 결국은 이들이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라고 현대차 마이크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말했다.
마크 마이슬러가 소비자를 대표하고 있다고 한다면 스페어 타이어는 멸종 위기에 있다고 봐야 한다. 마이슬러는 엘란트라를 구입했을 때 스페어 타이어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화가 났다고 했다. 부동산 변호사인 그는 “나의 낡은 시빅에서 스페어 타이어를 꺼내 싣고 다닐까도 생각했다. 타이어가 완전히 나가면 인플레이션 키트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문제가 발생하면 로드사이드 서비스를 부르면 된다며 결국 스페어 타이어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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