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훼어팩스에 거주하는 한인 김 모씨는 요즘 남모르게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중학생인 아들 방을 청소하다 낯선 물건들과 마라화나를 발견했기 때문. 깜짝 놀라 아들을 다그치며 아들이 마리화나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을 알게 됐다. “방학이라 심심해 친구들과 어울리다, 나쁜 줄 알면서도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두려워 뿌리치지 못했다”고 말한 아들이 걱정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사례2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10대 딸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온종일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식사할 때도 가족들과 얘기는 전혀 안하고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심지어는 화장실 갈 때도 떼놓는 법이 없다.
#사례3 락빌에 거주하는 40대의 주부 박 모씨. 박 씨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사는 고등학생 아들 때문에 직장에 나와 있어도 좌불안석이다. 지난해에는 컴퓨터 게임을 금지시켰다가 아이가 화를 못 참고 벽을 주먹으로 부수는 폭력성까지 드러내기도 했다.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 빠져
게임등 하루종일 손가락만 놀려
마리화나 발견에 깜짝 놀라기도
여름 방학을 맞아 한인가정들 마다 자녀들의 ‘중독(Addiction)’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 가정상담소와 한인복지센터 등 상담기관들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중독은 마리화나와 알콜 등 약물, 컴퓨터 게임이 주를 이루며 최근엔 스마트폰이 추가됐다.
워싱턴 가정상담소 진수정 카운슬러는 “방학을 맞아 긴 시간을 홀로 집에 있는 어린 청소년들이 친구들의 압력(Peer Pressure) 또는 왕따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리화나, 술 등에 빠지게 된다”며 “약물 문제는 아니더라도 온종일 혼자 있으면서 컴퓨터 등 온라인 게임 중독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의 상담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중독’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최근 이름을 올린 ‘스마트폰 중독’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넓은 연령대에 퍼져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퍼즐, 카드 및 카지노, 전략게임 등을 한다. 집에 스마트폰을 놓고 외출했을 때 안절부절 못하는 증상과 휴대전화 중독을 지칭하는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중독은 우울증, 대인기피증, 강박 증세 등과 함께 현실감각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진수정 카운슬러는 “아무래도 부모의 많은 관심 속에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은 나쁜 쪽에 빠질 확률이 적다”며 신체적인 활동을 늘려주고 컴퓨터나 TV를 대체할 다른 취미 활동을 찾아줄 것, 부모 자녀간의 대화증진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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