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자주 씻고
식중독 유의해야
지난 주말에 닥친 폭풍 ‘드레초’의 후유증이 서서히 가시고 있지만 수만가구에 아직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등 이번 주말이 되어야 완전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전까지 겹쳐졌을 때 유의해야 할 점 등 여름철 건강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정전으로 냉방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들은 아무래도 노약자들. 불볕더위가 몰려올 때마다 열사병, 탈진 등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데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노약자나 실외 작업자, 만성질환자들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냉방장치가 가동되지 않는 실내는 외부보다 더 뜨거울 수가 있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시원한 곳으로 반드시 대피하라고 충고한다. 독거노인, 병약자 등 부득이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과 수시로 연락해 상태를 알려주고 위급할 시 도움을 얻도록 해야 한다. 낮 12-5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피해야 하며 집안 온도를 높일 수 있는 오븐 등의 사용을 가능한 금하고 뜨겁고 소화하기 힘든 음식도 안 먹는 게 좋다. 건강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도 카페인이나 주류는 가급적 피하고 어둡고 두꺼우며 달라붙는 옷을 입는 것은 지혜로운 더위 대처법이 아니다.
-정전으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려다 더 큰 피해를 주는 복병은 일산화탄소 중독. 즉 발전기를 이용해 무리하게 집안을 냉방시키거나 작업을 하다 연료에서 생겨난 일산화탄소를 마시고 목숨을 읽는 아까운 경우다. 작년 9월 태풍 아이린이 덮쳤을 때 메릴랜드주 엘리컷 시티에 사는 한인 가정이 전기가 나가자 집안에 발전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태에 빠졌던 사건이 그에 해당된다.
보건당국은 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기는 집 밖에서, 열린 차문이나 통풍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집 안이나 차고에서 작동하는 일은 큰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다. 더 간단히 설명하면 실내에서 석탄, 가솔린을 태우는 일은 절대 금물이다. 차고 문이 열려있다 해도 차고 안에서 너무 오래 자동차의 전기를 이용하는 일도 안전하지 않다. 두통, 어지러움, 무력함, 메스꺼움, 피곤함 등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그 사람을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이동시키고 응급실로 연락을 취해야 한다.
-가전 기기를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주부들이 가장 염려해야 하는 것은 음식 위생이다. 냉장고, 냉동고가 작동을 멈추면 음식이 쉽게 부패하는 것은 당연하고 식중독의 위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식중독 위험을 막는 첫 단계는 함께 수저를 담그는 음식 피하기. 다정하고 보기 좋지만 위생에는 빵점이다. 식중독 발생률이 높아질 뿐이다. 도마를 음식 종류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고 자주 씻는 것도 간단하지만 중요하다. 도마는 보통 변기보다 세균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았다 얼었다 한 음식은 상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리해 먹어야 하고 식사 전에 손을 씻는 일은 유치원 아이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갑자기 전기가 들어올 상황에 대비해 전열기, 전기스토브, TV, 전자레인지, 컴퓨터 등의 플러그를 뽑아 놓는 것도 피해가 설상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양초나 라디오 건전지를 이참에 구입해 두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고 전기 설비에 함부로 손대는 것도 정전 시에는 삼가는 게 좋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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