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버지니아 센터빌에서 동거녀의 여동생 한미화(본명 김미화, 49)씨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박만하(54)씨가 9일 유죄를 인정했다.
박 씨는 이날 훼어팩스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동거녀의 여동생을 칼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것과 동거녀인 샤나 김(53)씨도 칼로 찔러 상해를 입힌 두 개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박 씨에게는 이날 한 씨 살해에 대해서는 1급살인, 김 씨 상해에 대해서는 살인을 의도한 상해 혐의가 적용됐다.
훼어팩스 순회법원의 로버트 스미스 판사는 그의 유죄인정을 받아들여 재판일자를 11월 9일로 확정하고 “한미화 씨 살해에 대해서는 징역 20년에서 종신형, 상해죄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20년형이 언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리가 열린 재판장에 박 씨는 녹색 수의를 입고 나타났으며 박씨의 아들과 딸이 나와 재판과정을 지켜봤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데이빗 가디 검사는 “스시맨 출신인 박 씨는 지난해 6월 6일 새벽 4시경 사시미용 칼 두자루와 도축용 칼 한 자루를 들고 동거녀의 아파트에 들어가 악의를 갖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박씨는 한 씨가 자신과 동거녀의 관계를 멀어지게 했다는 이유로 한 씨를 참혹하게 살해했다”고 말했다.
가디 검사가 밝힌 정황에 따르면 박씨는 범행 당일 한미화씨의 동거남이 새벽 4시경 일을 하러 간다는 것을 알고 그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가 안으로 들어갔다.
박 씨는 먼저 침대에 자고 있는 한 씨가 눈을 뜨자 먼저 가슴 부위를 두 번 찌르고 두상 부위를 9번, 팔 부분을 11번 찌르는 등 총 24곳에 상처를 입혔다. 이어 자신의 동거녀의 손과 목을 찔렀다.
가디 검사는 “박 씨는 김씨가 자신과 동거녀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든 동생의 말을 들었다는 이유로 동거녀인 샤나 김 씨를 살해할 의도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범행 전 유서를 작성했고 동거녀의 여동생과 동거녀를 칼로 찌른 후 오리건주에 있는 자신의 목사에 전화를 걸어 “두명을 죽였다”고 전했다. 이어 911에 도움을 요청한 후 자살을 시도했다.
자신의 부인과 이혼하고 샤나 김 씨와 동거를 해왔던 박 씨는 지인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워싱턴을 떠나 동거녀와 오리건주에서도 거주했던 것으롤 알려졌다.
한편 타드 피팃 국선변호사는 “박씨가 범행전 9.11에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했고 자살을 시도한 점, 그리고 전과기록이 없는 점을 참작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박 씨의 가족들은 오는 12일 훼어팩스 카운티 법원에 출두, 담당 판사에게 가정폭력으로 발생한 이번 범죄에 대해 정상 참작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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