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를 넘어 이제 미국 다문화의 중심으로!
워싱턴 한인 커뮤니티의 최대 잔치 제 10회 ‘코러스 축제’가 16일 진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막을 내렸다.
워싱턴 한인들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역동적인 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리며 발전상을 과시하자는 취지로 10년 전 워싱턴 한인연합회와 한국일보가 함께 시작한 코러스 축제는 이제 우리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이 확인됐다.
버지니아 센터빌에 위치한 불런 공원에 마련된 코러스 축제장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을 첫날부터 꾸역꾸역 자동차들이 메웠고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차량 행렬의 불빛은 장관이었다.
때 마침 미국은 한국 가수 ‘싸이’의 말춤 열풍에 휩쓸려 있는 상황. 대형 스크린에 비춰지는 ‘강남 스타일’ 뮤직 비디오를 보며 축제 참가자들은 몸을 흔들어댔고 여기에는 어린이, 10대, 심지어 노인이 구분되지 않았다.
화끈한 놀이마당은 둘째 날 15일 본격 시작됐다.
오전에 워싱턴마라톤협회 주관으로 가볍게 몸을 푸는 ‘거북이마라톤대회’로 문을 연 축제는 어르신들이 먼저 장수 무대로 노익장을 과시했고 워싱턴한국학교협의회(WAKS)가 주최한 어린이 한복 콘테스트, 태권도 시범, 외국 무용팀의 공연, ‘SupaQ’의 ‘DC 스타일 레슨’, 라인댄스 공연, ‘K-Pop 콘테스트’ 등으로 이어지며 점점 분위기가 고조됐다.
그러는 동안 해가 저물며 어둑해지자 들판은 어느덧 인파로 뒤덮였다.
이날의 클라이맥스인 한국일보 주최 워싱턴 가요열창을 앞두고 미리 요기를 해두려는 사람들은 음식 부스로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뤄 지나가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한 음식 부스의 주인은 “정말 대박”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2인조 그룹 ‘노라조’의 밤무대는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공연이었고 이들의 인기는 달려드는 팬 때문에 기념촬영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이틀간의 감격과 흥분을 잊지 못하는 관객들은 16일 휴일 오후의 여유를 이용해 축제장에 다시 몰려들었다.
중국계 커뮤니티의 용춤을 비롯 다문화 사회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여러 공연들과 라인댄스, 테권도 시범 등이 있은 뒤 오후에 워싱턴한인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KORUS 컨테스트’부터 다시 축제의 열기가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약속한 신호에 따라 2,000여명이 즉흥적으로 군무를 하는 ‘DC 스타일’ 플래시 몹이 현장에서 벌어졌고 KOKOMO 뮤직축제, 마영애 평양예술단, 국립국악원 초청 공연 등과 함께 축제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코러스 축제’는 더 이상 1세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K-Pop은 우리가 주인이 아니었다. 싸이의 말춤은 외국인들이 더 좋아했고 젊음의 가을의 들녘을 열기와 낭만이 가득한 축제장으로 만든 일등 공신은 한국어가 서툰 2세들이었다.
그들을 위한 무대는 축제의 마지막 날, 저녁에 있었다. 본보가 주최한 청소년 가요제는 이들이 부모 세대와 언어가 다르고 또는 국적이 다를 수도 있지만 ‘신바람’이 뭔지를 아는 한민족의 자녀들임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주최 측이 코러스 축제 마지막으로 선물한 것은 1980-90년대에 한국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강인원과 이치현. 추억의 노래들이 귓전을 울리는 가운데 한인들은 아쉬움 속에 축제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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