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봄은 갑자기 찾아와 어제까지 입었던 겨울 코트를 벗고 오늘은 여름 원피스로 갈아입어야 한다. 벚꽃 축제가 벚꽃 없이 끝났고 오늘 핀 벚꽃은 80도 이상 올라가는 기온 속에 눈앞에서 펴버려서 며칠이면 질 것 같다. 아침 뉴스에 덴버는 2시간 만에 화씨 56도 차이로 기온이 떨어져 눈이 1.5 피트 쌓였다고 한다. 계절이 사로잡았던 우리들의 낭만과 추억들, 아침의 새소리와 가을의 누런 알곡들, 살아있음이 환희이고 증거인 이 즐거움들을 후세의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누릴 수 있을까하고 요즘 자주 생각한다.
미국 기후협회는 지구는 앞으로 100년 안에 섭씨 3.5-7.4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IEA(국제에너지관리협회)는 지구는 빠르게 티핑 포인트를 향해 가고 있으며 앞으로 5년이 가장 결정적인 기간이라고 한다. NASA는 2005년에 있었던 아마존 열대우림의 가뭄이 카트리나와 리타 허리케인의 원인이었고 최근의 수퍼 허리케인 샌디도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한다. 한편 작년 11월 세계은행은 세계는 지금 산업혁명 이전의 지구 온도보다 3도 상승하는 추세에 있고 2100년까지 4도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100년이면 금년에 태어난 아기가 87세가 된다. 87세가 되는 우리의 후손이 살게 될 4도 상승한 지구를 내셔날 지오그래픽의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나스 씨의 책 “6도(Six Degrees)”에 기술된 것을 근거로 간단히 그려본다.
먼저 해수면이 50cm이상 상승한다. 보스톤은 시내까지 바닷물이 들어오고 뉴저지의 3분의 1이 물에 잠긴다. 붐바이, 상하이, 뉴욕, 보스톤, 런던, 베니스 같은 해변도시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방파 벽을 설치해야 하는데 만약 도시가 한번 파괴된다면 다음에 올 더 빈번하고 더 큰 허리케인을 대비하여 도시를 다시 건축할 것인지 아니면 도시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지중해 지역의 여름은 65일 이상 더 길어질 것이고 비가 75%나 덜 오게 됨으로써 남유럽의 사막화는 심각해 질 것이다. 마치 현재의 북아프리카의 날씨처럼 된다. 알프스 산 지역의 온도가 섭씨 48도로 올라가고 만년설 알프스에 산불이 빈번하게 될 것이고 몽블랑의 만년설은 해발 1000미터 이하에서는 볼 수 없게 된다.
남극의 얼음은 완전히 녹아서 바다가 되고 겨울에도 얼음이 형성되기 어려운 섭씨 14도를 유지하게 된다. 인류가 아는 한 영원히 얼어있던 영구 동토대 위의 국가들, 러시아,시베리아, 캐나다, 알래스카의 도시와 숲이 술취한 듯이 비틀거리며 내려앉고 트랜스 시베리아 철로도 무너지게 된다. 더 무서운 것은 얼음 속에 갇혀있던 엄청난 양의 메탄은 이산화탄소 보다 수십배의 더 강한 온난화 효과를 발산하면서 대기중으로 올라간다.
산업혁명을 주도해 온 베이비부머 세대는 탄생부터 지구의 모든 자원을 휩쓸어 커다란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 흔적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뿐더러 우리가 살았던 지구의 형태로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수십년 말해왔다. 우리는 도대체 이 지구에 무슨 짓을 해 왔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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