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게 지내고 있는 친지에게 보낼 생일 선물을 고르느라고 인터넷의 음악코너를 뒤적이다가 나의 눈길을 멈추게 하는 한 음악공연 DVD를 보게 되었다. 이 공연의 제목이 ‘사요나라 폴. 모리아’였다. 이 공연은 1999년에 일본의 오사카 시립음악당에서 성대하게 이루어졌으며, 이 공연의 남다른 점이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폴. 모리아는 1960년대에 달콤하면서도 클래식한 그만의 경음악으로 전 세계의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는데, 그 당시 그의 인기는 2년 이상의 공연 스케줄이 예약되어 있을 정도로 높았었다. 1960년대 일본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패전을 딛고 절치부심하며 선진국 진입을 위해 온 국민이 합심하여 노력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일본 정부의 관리들은 경제적인 발전뿐만이 아니라 일본 국가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고품격으로 고양할 수 있는 예술적인 프로그램의 개발에 몰두하고 있던 차에 ‘폴 모리아’를 이용하는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고, 예술인, 외교관과 기업들, 특히 소니사를 앞세워 각고의 노력 끝에 ‘폴. 모리아’ 악단과 1년에 1회씩 30년간 1999년까지 일본의 오사카의 시립 음악당에서 공연을 하기로 하는 합의를 끌어냈다.
이 공연의 내용은 매해 공연 시에 일본의 전통 국악을 한 곡씩 폴. 모리아가 직접 편곡하며, 소니사가 모든 공연의 테이프와 DVD를 전 세계에 판매하는 것이었다.
구입한 DVD를 통하여 폴. 모리아의 마지막 공연을 감상했다. 그의 대표적인 연주곡인 ‘LOVE IS BLUE’와 ‘CZARDAS VON MONTI’등과 더불어 일본 전통 기모노 복장을 한 여성 국악 연주자가 나와서 전통악기인 샤미셍으로 ‘인형의 꿈’과 ‘오키나와 항해’라는 2곡을 폴. 모리아 악단과 함께 연주하였는데, 평소 낯설기만 하고 아름답다는 선율과는 거리가 있는 일본의 국악을 폴. 모리아는 가장 고상하고 애끓는 선율로 변화시켜 놓았다.
음악당을 가득 채운 모든 청중들이 일어나 손에 촛불을 들고, 노 음악가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시하며 음악당을 떠나지를 아니하고 폴. 모리아를 환호하며 계속해서 열광하였다.
나는 이 모습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니사가 만든 이 공연 테이프와 DVD가 전 세계에 보급되어 이 공연을 본 세계인들이 일본과 일본인들의 품격을 어떻게 평가했을 것인가를 생각하다보니 은근한 질투심과 더불어 한국정부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이러한 멋진 프로그램을 왜 만들지 못 하는가 하는 안타까움이 앞섰다. 벌써 45년 전 일이었다.
얼마 전에 미주에 사는 애국 동포 한분이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다’라는 선전 책자가 배달되어 읽어본 결과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일본 대사관에 항의 하다가 그의 반론에 이론적인 근거가 부족함을 인식하고 역사적 자료를 구하기 위하여 한국대사관에 문의 하였던 바,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고 하며 본국 외교부에 문의해 보라는 답변에 아연실색 하여 의분을 금치 못했다는 소식을 신문에서 보고, 나는 한국 외교관들에 실망감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2013년 국방청서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다”라고 공공연히 기록하고 세계 각국에 선포하여 독도를 일본국으로 귀속시키려고 백년대계를 세워 본격적으로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총력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정부에도 독도를 지켜내기 위한 백년대계의 방어 전략이 준비되어 있는지 몹시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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