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말경이다. 카터 정부의 이란 인질 구출 작전이 실패했다.
7인 패션(fashion)위원이 모인다. 누가 말을 꺼낸다 “이럴 때 미국인들은 서부 개척 시대를 그리워하지” 누가 말을 받는다. “그래 그 프론티어 정신인가 하는 것 말이지” 이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자 그러면 시작되어야 할 유행은 청바지에 부츠 구두, 혁대는 폭 넓은 가죽에 아주 커다란 버클, 셔츠는 어깨에 브이(V)자형 무늬에다가 가슴과 등에 너풀거리는 프린지(fringe)를 달고, 참 그리고 모자는 카우보이 형 모자, 그리고 핸드백은 당시 우편배달의 포니 익스프레스의 가죽 숄더 백(shoulder bag) 이어야 할꺼야.”
이렇게 유행이 창조되고 그 뒤에 그것을 상업으로 이끄는 리더들이 카우보이, 갱 영화 만들려고 할리우드로 뛰어가고 갭(Gap), 리바이스트라우스(LeviStraus), 진스웨스트(Jeans west), 패시픽트래일(Pacific Trail) 등이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LA에서 떠나는 비행기에 의상 디자이너들이 급히 서둘러 아슬아슬하게 뛰어 타고, 그리고 앞 다투어 백화점에 상품이 진열되고…. 이것이 소위 유행이었다.
세상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 만화적인 그림과 조롱하는 글씨가 프린트 된 셔츠를 입고, 높은 인플레에다가 모기지 이자가 오르면 찢어진 옷을 입고, 불경기면 돈이 많이 드는 옷은 그냥 놔두고 핸드백, 목걸이, 귀걸이, 브로치 같은 악세사리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호경기 때에는 미남 배우 오마 샤리프 회사의 페르시아 고풍 타입 샤리프 핸드백 같은 것이나 숄더백 덮개에 우아한 유화 그림을 그리는 등 그 시대의 흐름을 표시하는 어떤 유행이 있었고 핸드백도 그런대로 유행에 중요한 자리 매김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해 보건대 70년대 말 이후 주로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이러한 상업적 유행을 이끌던 핵심 멤버들이 대부분 게이, 레즈비언들이었던 여파로 에이즈 폭풍이 불고, 그리고 그들이 유행의 창조 시장에서 사라져 버렸고 월 가(Wall St)에 돈 광란의 광풍이 불 때 빈익빈부익부이었던가, 서민들은 그저 흰색, 검정색, 브라운 색의 소위 시장 주머니 같은 토트 백이거나, 보스턴 백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쎄이철(satchel bag)백을 매일같이 핸드백으로 쓰기 시작했고, 졸부들은 도대체 핸드백이 가지는 개념이 없이 그저 값만 비싸면 된다고 하면서 소위 명품 백만 들고 다니기 시작한 것이 심화된 것 같다.
내가 느닷없이 왜 핸드백 타령을 하느냐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 같다. 실인즉 얼마 전에 어느 분에게서 어떤 사람이 몇 천 달러 대에서 몇 만 달러 대에 이르는 명품 핸드백을 백개 넘게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어서 이다.
핸드백은 직장에 가는 것부터, 친구들과 저녁 식당 모임, 자선 파티, 오페라 관람, 결혼 파티 등에 이르기 까지 자기가 나타나는 장소, 자기가 입은 옷, 구두, 목걸이 그리고 자기 몸매와 헤어스타일 까지 고려해서 잘 어울리는 핸드백을 드는 것이 중요하지, 그 핸드백의 값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라고 잠깐 생각 해본다. 멋과 품위는 비싼 것이 아니라 요즈음 말로 토탈패션이라던가 좌우간 잘 어울리는 외모에서 풍기는 기품이 아닐까.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형과 잘 어울리는 상의 옷과 근엄함 속에서 살짝 따스함을 보이는 꽃무늬 브로치, 사무적으로 보이는 바지에 어울리는 멀티 콤파트먼트 핸드백 속에서 살짝 보이는 헝겊으로 된 동전 주머니 등을 보자니 박 대통령 자신인지 아니면 대통령 외모를 담당하는 누군가 인지 모르겠으나 명품이 아닌 소재로 잘 어울리고 그래서 풍기는 외모는 합격점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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