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향기 짙은 지난 토요일, 부모님을 모시고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다리가 불편 하시다며 주말 마다 나서는 산책을 피하시던 어머님이 따라 나서신 것이다.
산길을 걸으면서 뒤에서 보 어머니의 모습이 내 마음을 쏴아 쓸어내린다.
나뭇가지로 지팡이를 만들어 지팡이를 붙들고 걸으시는 저 모습이 나를 평생 지키시고 기도해 주셨던 내 어머니의 모습 이었다.
몇 년 전,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으신 후부터는 운동을 하시는 것을 힘들어 하셨다.
부모님 댁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사는 나는 아침 산책을 같이 나가시자고 몇 번이나 권유했지만 어머니는 꿈적도 않으셨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데요” 라고 그렇게도 졸랐것만 어머니는 들은 체도 않으셨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산책을 하던 중 뽕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보고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 뽕나무에 오디가 주렁주렁 열렸어요. 내일은 한번 와보세요”했더니 그 다음날 어머니가 공원으로 나오셨다. “아이고 오디 쥬스가 몸에 좋은 것인데 이거 따다가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느라 고생하는 우리 아들 쥬스 만들어 주어야 겠네”하시는 것이었다.
그렇게 걷는 것이 어머니한테 좋은 것이라고 말씀드려도 꿈쩍도 안하시던 어머니가 내 쥬스를 만들기 위해서 매일매일 산책을 하신 것이다.
어머니 자신을 위해서는 움직이는 것이 귀찮기만 하신 어머니이지만 아들을 위해서는 다해주고 싶으신 거다.
“하나님이 우리 모두에게 일일이 찾아오실 수 없어 인간에게 어머니를 보내주셨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이 하나님의 사랑과 흡사하다는 뜻이다.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서는 귀찮아서 걷지 않으셨지만 아들을 위해서는 기꺼이 걸으시는 이타적 사랑 때문에 아들도 건강해지고 어머니 자신도 건강을 되찾게 된 것이다. 겨울이 되고 내 애견 진돗개 ‘럭키’가 죽은 다음, 소홀해진 내 산책 때문에 어머니는 다시 걷지를 않으셨고 요즈음 다시 다리가 아프다고 하신 것이다. 아침에 여동생이 “엄마 걸어야 해요 그래야 건강해져요. 무조건 따라 나가세요”라고 했다며 동생 걱정 안 시키게 따라나서신다고 하셨다. 본인 자신을 위해서는 귀찮아도 자식들을 걱정 시킬가 봐 산책을 하시는 어머니의 사랑이 날 감동 시킨다.
우리의 죄를 위해 아무 죄 없이 돌아가신 예수의 사랑이 부활로 나타나신 것처럼, 자식을 위해 건강해야겠다고 따라나선 어머니의 사랑이 어머니를 건강하게 만들 것 이다.
무조건적인 어머니의 사랑,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 이 두 사랑은 정말 닮은 데가 많다. 지치지 않는 사랑이 나를 이끌어주고 밀어주며 나에게 힘이 되어 준다. 그래서 어머니는 작은 예수와 같다.
어머니날 하루만이라도 어머니 생각으로 하루를 가득 채우려고 해보지만 그날도 여전히 어머니는 자식들을 위해 이타적 사랑의 끈을 놓지 않고 계신다. 그런 변함없는 그리고 쉬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금 생각하고 느끼게 하는 날이 어머니날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작은 예수 같은 어머니는 일년 내내 어머니날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제 내 막내녀석도 대학을 가면서, 갈수록 어머니의 사랑이 가슴 저려온다.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눈물로 기도하시고 격려해주시는 내 어머니가 얼마나 오랫동안 내 곁에 계실 수 있을까 생각하며 더 사랑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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