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공경의 ‘효(孝)’ 사상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이 때에 이 구원의 가치를 가장 소중한 인륜으로 계승해 온 우리 한인사회의에서 일부의 한인들이 부모를 구타하거나, 부모의 노환을 소홀히 해 질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부모들이 매월 정부로부터 받는 웰페어 수당을 빼앗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정문제 상담 기관에 의하면 한인노인들의 학대 사례는 불경기의 여파로 갈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학대를 당한 부모들이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기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에 사는 한인노인들은 언어장벽에다 교통수단도 없어 마음대로 다니기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한인 노인들은 이질적 문화의 환경에서 사회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이민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들을 구타하고 보조금까지 빼앗는 행위는 중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한인들은 어느 민족보다도 효 사상이 강한 민족이다. 비록 미국에 살지만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한국고유의 경로사상이며, 자녀들의 효 사상 교육을 위해서도 연로한 노부모 모시는데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효행인지본(孝行人之本), 즉 “효는 인(仁)을 행하는 가장 근본”이라고 했다. 구약의 십계명에도 인간이 지켜야 할 계명 중 첫 번째가 부모공경이다. 부모에 대한 효도가 인간관계의 출발이며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의미한다.
효도의 관념은 물론 서양에도 있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효를 최고의 미덕으로 중요시한다. 공자는 당시의 시대적 혼란을 치유하기 위한 실천윤리로서 오륜을 내세웠고, 효는 그 중의 한 규범이었다. 효는 우주관과 연관에서 그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생명을 비롯, 교육 등 모든 인간적 존재, 그 자체를 부모에게서 받았다. 바로 이 때문에 효는 우주적 섭리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최선의 미덕인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부모와 자식간의 인륜이 산업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통적 가족제도가 붕괴되고,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신의 섭리에 대한 역린(逆鱗)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반성이 요구된다. 맹자는 일찍이 효도는 인의(仁義)의 으뜸가는 모범이며 덕행이며 인도(仁道)의 근본이라고 설파했다. 그것은 우리의 생명이 신의 섭리에 따라 우리의 부모를 통해 주어진 신의 은총이며, 따라서 부모는 생명의 은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모두 부모의 사랑 속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아서 인간으로서 성숙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효도는 책임이라기 보다는 당연한 의무인 것이다. 인간이라면 한시도 이 은혜와 의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우주적 질서 속에 정립되어 있는 한 효는 의무가 아니라 절대적 당위이다. 특히 동양은 이 우주적 절대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체계가 정립되어 있기 때문에, 효는 가장 원초적인 인도(人道)이며 질서의 근본이자 시작이다. 따라서 부자유친(父子有親)이 무너지면 사회 전체가 무너진다.
우리가 비록 서구적 문화권에 살고 있지만 도덕과 윤리가 생활의 규범이 되는 진정한 인륜의 가치관에 정립해서 미주 한인사회가 발전해 나가기를, 그래서 우리 한인들은 모두 교육과 문화, 예술 및 사회 전반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에 기여하는 “뉴 프론티어”의 개척자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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