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톤 언 허드슨에 위치한 김보현 화백의 시골집. 오랜만에 이곳을 찾은 김 화백은 최근 사용하고 있는 휠체어 없이 잠시 자연을 만끽했다.
무릎까지 자란 풀들이 숲을 이룬 김 포(보현) 화백의 시골 집. 웨체스터 중간 지역인 크로톤 언 허드슨(Croton On Hudson)에 위치한 김 화백의 소유지는 시골집이라고 하기 보다는 한없이 펼쳐지는 야림이다.맨하탄에서 1시간 거리인 이곳은 워낙 숲과 호수가 많은 웨체스터 중에서도 비교적 개발되지 않아, 풍성한 자연과 일상생활이 가까이 접하고 있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김 화백의 이 곳 시골집은 마치 원시림처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가 많던 지난 주, 맨하탄 에스터 플레이스(Astor Place)에서 부터 한국 콜택시를 타고 이곳을 찾은 96세의 김 화백은 5월 달부터 경상남도 창원의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위해 한국을 다녀 온 후였다. 지난해 스튜디오에서 대형의 캔버스들을 다루다 다쳐 두 차례 수술을 하는 등, 거동이 불편하여 휠체어를 타게 된 김보현 화백은, 오랜 만에 찾은 시골집에서는 부축을 받기는 했어도 차에 실어온 휠체어를 타지 않았다. 6월의 짙은 녹음과 비온 후의 흙내음이 섞인 자연의 에너지가 노 화백에게 전해진 듯했다.
타코닉 하이웨이를 벗어나자마자, 높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숲길을 따라 자연보호센터인 ‘티 타운 레이크 레저베이션(Teatown Lake Reservation)’과 소규모의 로컬 농장들이 자리 잡고 있는 이 지역에는 넓은 대지에 자리 잡은 대규모의 개인 주택들이 가끔씩 보인다. 그러나 김 화백의 집은 규모에서나 기능면에서나 주거지로서 필요한 근본적인 것만을 갖추고 한껏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되어있다.
1955년도에 일리노이주로 와, 2년 후에 뉴욕으로 옮겨온 이래 오랜 시간을 불법체류자로 지내며, 황혼을 맞는 나이에 맺어진 부인 실비아 왈도(Sylvia Waldo)씨가 재작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40여년을 예술가 커플로 전설적인 삶을 살아온 김 화백 부부, 맨하탄 한복판의 도시 생활과 주말이면 스포츠카를 타고 찾아오곤 했던 이 곳 자연생활과의 밸런스를 잃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김화백의 스튜디오와 주거지에 마련된 ‘실비아 왈도 & 포김 갤러리’의 운영과 미국과 한국에서 열리는 개인전, 작품집 발간, KBS다큐멘터리 촬영 또한 거동의 불편함으로 인해 아무래도 이 시골집을 찾는 일은 드물어졌다. 그러나 그의 작가로서의 활동은 그 어느 때 못지않게 왕성하다.
얼마 전에는 페이필드 유니버시티의 ‘왈쉬 갤러리(the Walsh Gallery)’에서 ‘The Spirit of Change’라는 타이틀로 전시회가 있었고, 7월 9일부터는 실비아왈도& 포김 갤러리에서 김화백의 60년 작가생활을 돌아보는 ‘Po Kim: 6 Decades ‘ 전을 연다.
23 에이커라는 어마어마한 대지는 끝이 보이질 않았다. 그 한가운데에 시냇물이 흐르고 김화백이 손수 만든 호수와 폭포가 있으며, 군데군데에 한국에서 가져온 석등과 돌사자 상들이 놓여 있다. 김 화백의 야외 조각 작품은, 탁자로 쓰고 있는 통나무 판자처럼, 쓰러진 나무토막을 마치 고인돌처럼 세워놓고 산 속 버려진 절간의 단청을 연상시키는 보랏빛 색이 칠해져있다.
이렇듯 가꾸지 않은 듯이 가꾸어진 그의 시골집 야생의 자연 속 구석구석에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김 화백의 손길이 닿아 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손에 스며든 자연이 김 화백의 회화 작품 속에 생생하게 되살아나 있는 것 같다.언젠가는 이곳이 ‘실비아 왈도& 김포 야외 미술관(Sylvia Waldo & Po Kim Garden Museum)이 되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꾸어본다. <노 려 지국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