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가 어둠에 잠을 청하는 시간, 나는 때때로 수면에 빠져들지 못해 상념에 빠지고 나이 탓인가 강한것 보다 약한 것에 더 연민이 가고 항상 거기 있는 많은 것들이 어쩌면 내일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가슴을 오래동안 슬프게 흔들며 다가오는 것은 왠일일까?
오늘 나는 몇년전 한국에 사는 한 친구와의 대화가 문득 떠올랐다. “우리 남편은 30년을 넘게 함께 살아도 글쎄 생전 꽃 한번 사들고 들어 오는적 없고, 보석이나 선물 따위 아니 그런 건 기억도 잘나지 않네. 여태 아이들 키우며 어려운 살림에 그건 접어두더라도 글쎄 그 돈 안드는 사랑한다는 소리마저 왜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평을 했던 기억이 난다.”
자기 생각에는 남편이 학교 다닐 때 “사랑 한다”는 말 그 한 단어만 배우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지고 병원에서 2주일을 누워있는데 어찌나 가엾고 불쌍해 보이던지 어쩌면 자기의 불평들이 이런 벌을 가져왔나 싶어 미안함에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일주일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그가 웃는 모습을 보며 너무 고맙고 이제 자기는 정말 아무것도 더 바라는 것이 없다고 하느님께 감사했다고 한다. 남편이 그렇게 깨어나던 날은 너무 반가워 기쁜 마음에 침대에 누워있는 그를 끌어안고 “ 여보, 깨어나 줘서 고마워요, 나 누군지 알아보겠지 ,여보 사랑해. 하면서 내친김에 더해서 물었다. “당신도 나 사랑해?”하고 물었더니 글쎄 “얼굴만 빤히 쳐다보더니 한마디 한다는 소리가 “얼굴에 난 뾰루지는 밤낮 왜 잡아뜯고 난리야, 아주 흉터 만들려고 작정했구만” “더워, 저리비켜” 라고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우리 부부가 신세대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이에 진정한 사랑은 정말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한다.
그러고도 몇 달인가 지난 어느 날 아직도 설사와 변비로 고생하던 남편 걱정하랴 낮에는 직장 가랴, 그녀마저 몸무게가 빠지고 잠을 못자는 날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남편은 자기가 잠을 못 자는듯하면 슬그머니 거실로 나가 자곤 했다. 아직도 성한 몸이 아닌 남편이니 항상 걱정이 되던 어느 날 어느 틈에 잠이 들었는지 꿈에 남편이 혼자 어딘가를 간다는 얘기를 듣고 성한 몸도 아닌데 하며 깨어보니 그가 곁에 없다. 거실에 나갔나 하며 문을 열어 보아도 그곳에도 없다. 화장실에 불도 꺼져있는데, 아니 어디 쓰러져 있는 것은 아닐까?” 놀란 그녀가 화장실의 불을 켜고 보니 그 어둠 속에 남편은 미동도 않고 앉아 있는 것이다. “설사가 나서, 오래 불 켜면 불빛에 당신이 깰까 봐서...”
돌아와 침대에 누운 그녀는 젖은 눈시울을 닦으며 그 한마디가 사랑한다는 말을 몇 천개 포개놓은 그의 사랑임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심리학자가 말하기를 현재의 단위를 시간으로 측정하면 5초 정도라고 말한다..
과거는 지났고 미래는 불확실하며 언제인가 끝이 보일 인생에 후회 없이 “오늘 나는 사랑 받는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며 단 5초의 현재를 즐겨야겠다. 그리고 내 가까이서 손이 닿는 모든 곳에서 그림자처럼 나를 아끼는 남편과 아내의 행동들이 사랑임을 새삼 깨달아야겠다.
“모두가 사랑이예요” “사랑한다는 말 따로 안해도 우린 알고 있어요. 모두가 사랑이예요.”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