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으면 어찌 굴러 떨어지는 환란을 알며, 깊은 샘에 가지 않으면 어찌 빠져 죽을 환란을 알고 큰 바다를 보지 않으면 어찌 풍파의 환란을 알리요(不觀高崖 何以知顚墜之患 不臨深泉 何以知沒溺之患 不觀巨海 何以知風波之患)”라는 글귀가 있다. 이 말은 사람이 직접 겪어보지 않고 어떤 일의 어려움을 알겠는가 하는 경귀로서 젊은이들에게 도전 정신을 가지라는 뜻으로 자주 인용되지만 자신이 겪어보지도 않은 일에 대하여 어림 짐작으로 언급하거나 평가하는 일에 대한 주의의 말로도 해석될 수 있다.
샌프란치스코 공항 착륙 도중 사고를 낸 아시아나 214편에 대하여 현재 관계당국이 면밀하게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조사하고 있어 그 결론은 아직 기다려야 알 수 있겠으나 미디어와 인터넷 등을 통하여 많은 기사와 추측과 비판 등이 공개되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으로 있는 상태이다. 대체로 착륙시의 고도와 속도 조절 실패의 문제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으나 어째서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였는지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정밀 조사가 완료되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고에서 무엇보다도 300여명의 탑승자가 있었음에도 사상자 수가 매우 적었다는 것은 항공기 사고가 대부분 폭발이나 승객전원의 희생으로 이어진 전례로 보아 매우 기적적이고 다행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희생된 탑승자가 어린 중국 여학생들이라는 점에 대해 전세계 사람들이 마음 아파했고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하루 빨리 쾌유 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사고가 나자 침착하게 자기 위치에서 승객들의 안전한 탈출을 위해 자신의 임무를 철저하게 수행한 승무원들의 훌륭한 행동에 대하여 모두가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좀 다른 각도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느낀 점을 말해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미디어는 조종사의 과실 여부, 비행장의 시설과 운용상의 과실 여부,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 등에 대하여 촛점을 맞추고 있는데 사실 비행기의 폭발과 같은 더 큰 사고가 될 수도 있었던 이번 사고가 조종사들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그나마 방지되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 특히 대부분의 승객이 다행히 탈출에 성공하였다는 점은 그 전에 있었던 다른 항공사고들과는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충돌하는 위기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도 먼저 위험으로 부터 비행기와 승객을 살리기 위해 짧은 시간동안에 고난을 겪은 사람들은 조종사들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그 짧은 순간에 그들이 다른 잘못된 기계조작을 했더라면 더 큰 사고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은 전혀 조명되고 있지 않은 점이 아쉽게 생각된다.
또한 일부 승객들이 캐리온 가방을 들고 나오거나 소지품을 들고 나오는 사진을 보고 수많은 네티즌들이 비난하고 있으나 그 당사자들이 아니고는 그들의 행동에 대하여 뭐라고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승객중 그 누구도 이런 사고가 일어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며 만일 사고가 나면 일체의 짐을 포기하고 몸만 나가야 한다고 교육을 철저히 받은 적도 없었을 것이다. 나 자신도 비행기를 타면 이륙전 승무원들이 위기시 행동 요령을 시범할때 듣는 둥 마는 둥 하지 않았던가. 만일 내가 승객의 한사람이었다고 해도 사고후 아직 목숨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에게 소중한 여권이나 지갑 등 소지품을 챙겨 나오려 했을 것이며 아마 다른 모든 사람도 그리 행동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승객과 승무원, 조종사들이야 말로 생사가 갈리는 엄청난 사고 현장에서 육체적, 정신적 트라우마로 오랫동안 고통받게 될 것인데 멀리 강 건너에서 이 탓이다 저 탓이다 손가락질하는 것은 나 자신을 비롯하여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오히려 대부분의 승객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 순간 조종사들의 필사적인 노력과 하늘의 도우심이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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