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방사능 수산물 공포 확산 속 한인타운은
▶ FDA 검역 강화·주정부 산하기관까지 추가 조사 ‘어디서’가 아닌‘누가’잡았는지에 따라 원산지 표기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해양 오염으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연방 식품의약청은 검사를 크게 강화하는 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타운 내 한 마켓의 수산물 진열대. <하상윤 인턴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로 인한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에서 방사능 수치가 위험범위에 도달했다고 인정하면서 인접 국가인 한국을 중심으로 ‘방사능 공포’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한국 발 소식을 타고 미주 한인들에게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커지는 방사능 오염 우려
지난달 일본 정부는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냉각수가 하루 300톤씩 인근 해역으로 흘러나가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원전 앞바다에서 바닷물의 방사성 물질농도가 일주일 사이 최고 18배까지 높아졌으며 고농도 오염수가 계속 유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가 이어지자 한국은 이른바 ‘방사능 공포’에 휩싸였다. 수산물 가공업체와 식당들은 소비자의 외면으로 매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을 호가하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도 전년 대비 90% 이상 판매가 폭등하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처럼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한국 정부는 6일, 후쿠시마 등 8개 현 수산물에 대한 수입과 유통의 전면금지를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주 한인들 사이에서도 불안함이 차츰 번지고 있다. 5일 타운 내 마켓을 찾은 홍모씨는 “처음에는 ‘설마’했던 마음이 ‘혹시’로 바뀌고 있다”며 “큰 걱정은 안하지만 왠지 수산물 구입이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산물 업계도 울상이다. 한인 마켓은 생선부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으며 일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HK마켓의 존 윤 매니저는 “종류에 상관없이 생선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고 전했으며, 횟집 및 일식당들도 “민감하게 물어보는 손님들도 많을 뿐더러 아예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미국시장 일본산 비중 미미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미국시장에 유통되는 일본산 생선은 횟감용으로 사용되는 ‘하마치’(방어)와 일부 냉동생선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수산물 유통업체 PAFCO의 황철 실장은 “기존에 시장에 유통되던 일본산 생선은 남미와 중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 전체 비중의 5% 미만일 정도로 미미했으며 최근 방사능 우려가 커지면서 유통업체들이 수입을 중단하고 다른 원산지 상품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식당 뉴쇼군의 심성현 셰프는 “일본산 생선은 가격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이전에도 타운에서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았다”며 “고급 일본 스시집을 제외하고는 일반 횟집 및 일식당에서는 주로 한국산과 로컬산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PAFCO 측에 따르면 일본산이 많았던 참치는 필리핀과 베트남, 멕시코산으로 꽁치와 고등어는 대만산으로 대체된 상황. 현재 동태와 명태는 알래스카와 러시아산이 주를 이루며 한인들이 즐겨 먹는 오징어는 아르헨티나, 갈치는 세네갈과 멕시코, 새우는 칠레와 멕시코에서 각각 수입해 온다. 조개류는 일부 한국산 냉동제품을 제외하고는 99% 미국 동부산이다.
■원전사고 이후 검사 강화
전문가들은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의 종류와 양이 극히 한정되어 있고 반입과정에서 연방 식품의약청(FDA) 측의 검사가 강화돼 소비자들이 특별히 염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전하고 있다.
2년 전 원전사고 이후 수입 먹거리에 대해 FDA 검역기준이 강화됐으며, 특히 수산물의 경우 FDA뿐 아니라 주 정부 산하의 ‘피시 앤 게임’(Fish and Game) 부서에서 추가로 더욱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것.
갤러리아 마켓 도매부 박동훈 부장은 “정부기관의 인스펙션이 최소 2~3개월에 한 번씩 나오며 상품 박스와 인보이스, 진열대까지 원산지 표기가 일치한지 꼼꼼하게 따져본다”며 “적발되면 셧다운 등 엄격한 조치가 취해 진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몇 박스 더 팔기 위해 그런 모험을 감수할 마켓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훈 부장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생선 및 수산물은 ‘신고’가 아니라 ‘허가’ 개념으로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며 “만약 미국 바다에 들어 왔을 경우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학술적 문서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며 허가가 나지 않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폐기 처분된다”고 말했다.
■FDA 입장
원산지 표시는 ‘어디에서’ 잡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잡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일본 배가 한국 해역에서 잡은 수산물은 ‘일본산’이라고 표기되고 한국배가 일본에서 잡은 것은 ‘한국산’이 된다는 말이다. 때문에 정작 중요한 건 일본에서 잡힌 수산물인지, 양식장이 일본에 있는지에 대한 문제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일일이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결국 미국시장에 반입되는 수산물에 대한 강력한 검사가 관건이다. FDA는 특히 연방 정부가 정한 방사능 오염수치 기준을 초과할 경우 아예 수입을 불허하고 있다.
FDA 테레사 에이슨만 공보관은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서부 해안에서 잡힌 수산물들에 대해 어떠한 위험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일본에서 오염된 수산물들이 미국까지 헤엄쳐 올 가능성도 낮을 뿐더러 방사능 수치도 걱정할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주의 깊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산 제품 수입 경보는 지난해 7월25일에 발표된 사항을 유지 중이며 변동사항은 없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입경보 내용 온라인 확인 www.accessdata.fda.gov/cms_ia/importalert_621.html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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