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일단 몸에 구멍이 뚫린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의 연구자들은 두 가지 사실을 분명히 한다.
첫째, 신체의 어느 부분이든 LHC가 발사한 2개의 양성자 빔 앞에 갖다 대는 것은 끔직한 결과를 초래한다. 양성자 빔 1개에는 320조개의 양성자가 들어있으며, 총에너지는 무려 362메가줄(MJ)에 달한다. 이 정도 에너지면 구리(Cu) 0.5톤을 녹여버릴 수 있다.
둘째, LHC를 이용해 뮤온을 연구하고 있는 티븐 골드파브 박사에 의하면 설령 죽기로 작정한 사람일지라도 LHC의 양성자 빔 앞에 몸을 내던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CERN의 보안을 뚫고 내부로 들어왔다고 하더라고 누구든 LHC 내부로 들어가는 도어를 열려고 시도하는 순간 LHC는 즉각 작동을 멈추도록 안전시스템이 구축돼 있습니다.”만일 어떻게든 LHC 안으로 얼굴을 밀어 넣었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과학적으로 볼 때 부상의 정도는 인체의 세포핵에 충돌하는 양성자와 충돌 없이 관통해서 빠져나가는 양성자의 숫자에 달려 있다.
만일 양성자 빔에 1개의 양성자만 있다면 충돌 확률이 낮지만 320조개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얼굴을 태우고 무수한 구멍을 낼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구멍의 모양은 어떨까. LHC 속에서 양성자가 동판에 명중하면 이차입자들이 사방으로 튀어나간다. 그리고 이들에 의해 추가적인 충돌이 일어난다. 그 결과, 최초 양성자 빔이 출동했을 때 생긴 동판의 구멍은 깊어질수록 폭도 넓어진다.
바로 이와 동일한 상황이 몸속에서 일어난다. 양성자 빔의 사입구 폭은 몇 미크론에 불과하겠지만 깔때기 모양의 큰 구멍을 뚫으며 몸 밖으로 사출될 것이다.
지금껏 가속기로 인해 과학자가 상해를 입은 사고는 지난 1978년 단 1차례 있었다. 당시 36세의 연구자 아나톨리 부고르스키 박사가 구소련의 U-70 싱크로트론에서 발사된 양성자 빔에 머리를 맞았다.
1997년 기사를 쓰기 위해 그를 인터뷰한 언론인 마샤 게센에 따르면 이 장비의 파워는 LHC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빔이 부고르스키의 뒤통수에 명중해서 코 바로 왼쪽으로 뚫고 나왔다. 그로인해 부고르스키는 안면 장애와 뇌전증(간질)에 시달렸다고 한다. 다행히 그는 추후 부상에서 회복돼 과연자로서 연구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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