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B 양적완화 축소 배경과 전망
▶ “채권매입 더 이상 효과없고 부작용” 당분간 기준금리 0%대 유지할 듯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 경기부양을 위한 제3차 양적완화(QE3)의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FRB는 미국 경기 및 고용상황 등이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파를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른바‘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전격 결정한 것이다. 이날 FRB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결정한 배경과 향후 전망을 진단해 본다.
■ 양적완화 축소 배경
18일 FRB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는 지난 1월 말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양적완화 조정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된 이후 무려 1년 가까이 ‘뜸들이기’를 계속한 끝에 내린 결단이라는 해석이다.
FRB가 시장의 예측대로 현재 월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750억달러 규모로 줄이는 ‘단계적 축소’를 선택하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불확실성과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내년 1월 말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벤 버냉키 FRB 의장으로서는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내놓았던 “우리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킨 셈이 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날 FRB의 발표에 대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면서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양적완화 축소 발표는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7.0%로 오바마 대통령의 첫 번째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새 일자리(농업부문 제외)도 20만3,000개나 늘어 고용상황이 확연하게 개선되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지난달 산업생산 역시 1.1% 늘어 전월 대비 증가폭으로는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주택착공 건수는 109만채에 달해 지난 2008년 2월 이후 최고를 기록하면서 모처럼 100만채를 넘어섰다. FRB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고용시장 상황은 추가로 개선됐고 가계지출과 기업의 고정투자도 나아졌다”면서 이는 전반적인 경제의 잠재력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채권 매입이 더 이상 큰 효과가 없다는 회의론이 커진데다 무려 15개월간 계속된 양적완화 조치로 인해 금융시장 왜곡 현상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은 것도 이날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향후 전망은
FRB의 양대 정책목표는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다. FRB는 현재 ‘제로’(0) 수준인 정책금리의 인상 조건으로는 실업률 6.5%와 물가상승률 2.5%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모두 충족할 때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FRB가 테이퍼링을 결정한 것은 미국의 경기회복 추세를 꺾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반으로 사상최저 수준에 머물면서 일각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는 것도 FRB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부문 안팎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고용지표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지만 이는 구직 포기자가 늘어난데 따른 통계 왜곡의 측면도 있고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이 또다시 벼랑 끝 정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FRB도 이날 “실업률은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이고 주택시장 회복세는 최근 몇 개월간 둔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지적을 감안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FRB의 통화정책 방향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이날 출구전략 발표를 시장이 소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전문가는 내년 전반적인 경기와 고용상황이 나빠지고 국내외 악재가 이어질 경우 자산 매입규모를 다시 늘리는 방식으로 양적완화를 상시화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 ‘불확실성 해소’에 증시 폭등
FRB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발표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 확산으로 다우존스지수가 또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18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92.71포인트(1.84%) 뛴 1만6,167.97에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29.65포인트(1.66%) 상승한 1,810.65를, 나스닥은 46.38포인트(1.15%) 오른 4,070.06을 각각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13년만의 최고치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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