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소 부결했던 카운티 대배심, 두 번째 심리로 결정
▶ 지난해 9월 전 대학 풋볼선수를 강도로 오인 사살
지난 9월 무고하게 경찰총격에 의해 숨진 조나단 페럴의 어머니 조지아와 동생 윌리가 지난 27일 총격 경찰관에 대한 대배심의 기소 결정이 나온 후 인터뷰하고 있다.
조나단 페럴과 약혼자 카쉐 하이들.
지난 9월 한 경찰관이 그녀의 아들 조나단에게 10발의 총탄을 난사한 이후 조지아 페럴은 플로리다 주 텔라하시의 집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까지의 긴 여행을 3차례나 해왔다. 매번 그녀는 플로리다 A&M 대학의 풋볼스타였고 주니어 프롬파티에 엄마와 함께 가기를 원했던 착한 아들이 도움을 요청하다가 왜 총격을 당해야 했는지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지난 월요일, 그녀는 해답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 메클렌버그 카운티 대배심이 이날(27일) 랜달 케릭 경찰관(28)을 고의적 살인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샬럿-메클렌버그 경찰관이 총격살인 혐의로 기소된 것은 30여년 만에 케릭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변호사로부터 대배심의 기소 결정 소식을 들었을 때 조지아 페럴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 “신의 뜻이 이루어진 것이다”
대배심이 이 케이스를 심리한 것은 두 번째였다. 한 주 전에 열렸던 첫 번째 대배심은 경찰관을 기소하지 않고 검찰에게 혐의를 낮추도록 제안했다. 커뮤니티가 분노로 들끓었다.
민주당 주지사 후보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로이 쿠퍼 검사장은 대배심의 재심리를 청구하기로 결정하고 이번엔 증인도 2명에서 4명으로 늘리고 대배심원도 14명에서 18명으로 확대했다. (대배심은 미국에서 시행되는 독특한 사법제도로 피고가 정식재판에 회부돼야 하는지 기소 여부를 무작위로 선출한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결정하는 제도다. 보통 12~23명으로 구성되며 절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정식기소가 가능하다)
심리절차는 비공개이지만 페럴 가족 변호인단은 배심원들이 총격 당시의 동영상을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사건 당일 밤 순찰차에서 촬영된 동영상인데 가족들에겐 현재까지 시청이 허용되지 않았다.
시청한 사람들에 의하면 이 동영상에는 당시 24세였던 조나단 페럴이 두 손을 내민 채 경찰들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보이는데 경찰관들이 총을 먼저 쏘았는지 (멈추라는) 명령을 먼저 내렸는지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어느 쪽이 먼저였던 조나단에게는 대응할 시간이 거의 없어 보였다고 동영상을 본 한 변호사는 말했다.
“보통 과잉 공권력 사건의 경우 ‘과잉이긴 한데, 그(희생자)가 애초에 저렇게 하지 말았어야지’라고 말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번 케이스에는 그럴 여지가 전혀 없다. 너무나 비극적인 사건이다”라고 가족을 대변하는 찰스 모넷 변호사는 단언한다.
그러나 케릭 경관의 변호사는 여론의 분노가 오도되었다고 말한다. “분노하는 사람들은 모든 사실을 다 듣지 않은 채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제한 마이클 그린 변호사는 “커뮤니티가 진정 분노해야할 대상은 첫 번째 대배심의 심사결과를 무시해버린 검사장”이라고 성명을 통해 지적했다.
사건 발생 무렵 약혼자와 함께 있기 위해 플로리다에서 샬럿으로 옮겨온 지 얼마 안 되던 조나단은 복학할 학비를 벌기위해 투 잡을 뛰며 일하고 있었다.
소장과 경찰보고서에 나타난 사건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9월14일 새벽 2시경 조나단은 함께 일하던 동료를 내려주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어두운 길을 운전해 가던 도중 차가 제방으로 곤두박질치는 교통사고가 났다. 차가 너무 부서져 뒤 창문을 깨고 간신히 빠져나온 그는 셀폰을 찾을 수 없어 비틀거리며 눈에 보이는 첫 번째 집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집안에 갓난 딸을 데리고 혼자 있던 백인 여성은 겁에 질려 911에 전화를 걸어 흑인 남자가 침입하려한다고 신고했다. 11분 후 3명의 경찰이 출동했을 때 조나단은 그 집 앞을 떠나 커뮤니티 수영장으로 향하는 길에 서 있었다. 로드니 먼로 경찰국장에 의하면 조나단은 경찰들을 향해 달려왔고 멈추라는 명령을 거부했다. 한 경관이 전기총을 쐈지만 빗나갔다.
케릭 경관이 총을 쏜 것은 그때였다. 12발을 쏘았고 그중 10발이 조나단을 맞혔다. 검시결과에 의하면 그의 몸에 들어온 총알들이 아래쪽으로 움직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총격을 당했을 때 그는 이미 무릎을 꺾고 있었거나 바닥에 쓰러져있었다는 증거라고 가족들은 주장한다. 그후 경찰들은 조나단에게 수갑을 채웠다.
‘백인경찰의 총에 맞아 죽은 흑인 희생자’라는 총격은 인종사건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 페럴의 가족들은 조나단 사망을 인종문제로 비화시키기를 거부하고 있다. 재판의 진행을 지켜보며 기다리겠다고 동생 윌리는 말한다. 미시시피 대학의 장학금도 고사하고 형과 함께 풋볼을 하기위해 플로리다로 왔던 윌리는 친구들을 위해 초콜렛 케익을 만들던 형은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면서 선한 사람을 위한 정의가 반드시 실현될 것을 기대했다.
형사재판 외에도 이들 가족은 샬럿 시, 메클렌버그 카운티, 케릭 경관, 먼로 경찰국장 등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위한 사망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이들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샬럿 경찰국의 오랜 공권력 남용행위가 개선되기를 원하며 이번 사건의 동영상도 공개되어 진상을 상세히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3개월 동안 샬럿 경찰이 죽인 사람은 최소 5명이라고 소장을 밝히고 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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