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워싱턴 DC가 연방정부의 수도로 정해졌을 때부터 연방의회의 통치 아래 있어온 DC의 자치 제도는 비교적 일천하다. 시의회 의원들 선거가 허용된 것이 1960년대이고 시민들의 시장 직선 제도로 월터 워싱턴이 초대 시장으로 선출된 것이 1975년이었다. 아직도 워싱턴 DC 시민들에게는 연방 상하 양원에 의원들을 보낼 수 없다.
겨우 하원에 표결권이 없는 대표 하나 만을 선출할 따름이다. 그런데 워낙 흑인들이 대다수이고 민주당세가 강한 곳이라서 민주당 예선전에서만 승리하면 시장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하는 것은 “떼놓은 당상”격이다.
그런데 4월1일에 있을 민주당 후보 예선전에 금년에는 여러 시의원들이 빈센트 그레이 시장을 밀어내려고 뛰고 있기 때문에 현직 시장이 고전 중이다. 그 이유는 그레이 시장이 2000년 초선 때의 선거 운동 당시 선거법을 위반했었다는 혐의가 제프리 톰슨이란 비즈니스맨의 유죄 자인으로 굳혀졌기 때문이다.
자메이카에서 이민으로 DC에 온 톰슨의 ‘성공’은 일견해서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과도 같았었다. 고학으로 DC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했던 그는 유명 회계법인에 근무하다가 자기 자신의 회계 법인을 설립한다. 그리고 시정부와 연방정부의 계약 수주에 있어서 소수 민족계를 우대하는 정책에 힘입어 상당한 부를 축적한다. 그리고 톰슨은 자신의 재산을 시의원과 시장선거의 후보들에게 유효적절하게 그러나 불법적으로 기부하여 더 큰 정부의 계약들을 받는데 성공해서 더 많은 돈을 번다.
돈이 많아지니까 회계법인 정도로 만족치 않고 극빈자들의 건강 보험 및 의료 회사를 열어 한 때는 일년에 3억불 이상의 계약을 관리하기도 했으니까 DC 정계의 ‘큰 손’ 노릇을 했던 모양이다. 3월10일 DC의 한 연방 법정에 나타나 오랫동안 여러 선거에서 불법적인 선거 헌금을 했다고 유죄를 자인한 톰슨은 연방 검찰과의 성공적인 협상으로 5년 형이 아니라 6개월 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의하면 톰슨은 시정부와 연방 정부의 후보자들 25명 이상에게 330만불 이상을 불법적으로 헌금했다는 것이다. 특히 2006년의 선거 때는 톰슨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해 한 유력한 경쟁자에게 35만불을 주고 자기 후보자 선거를 위해 40만불을 썼단다. 그럼에도 엉뚱하게 휀티가 시장으로 당선되자 휀티 행정부는 톰슨 회사의 비용 청구가 부당하다고 고소한 결과 승소한다. 2000년 시장 선거 때 톰슨이 휀티를 떨어뜨리고 현 시장 그레이가 당선되도록 획책할 동기가 생긴 셈이다.
그래서 톰슨은 그레이를 당선시키기 위해 톰슨의 주장으로는 그레이의 요청으로 66만여불을 공개되지 않게 선거에 투입한다. 정치헌금의 기부자들은 모두 선관위에 신고해야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톰슨의 친척들과 동료 또는 부하 직원들이 그레이의 선거를 위해 기부한 것을 톰슨이 나중에 다 물어 주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게끔 조직해서 투표장까지 가게 하는 등의 활동을 그레이 선거운동본부의 공식 활동과 병행하여 비밀리에 진행시킨다.
물론 그레이는 혐의를 극구 부인하면서 선거운동을 계속한다. 톰슨의 주장은 중벌을 피하기 위해 연방 검찰과 협상한 피고의 거짓말이며 자신이 참말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방 검찰은 아마도 그레이를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그레이의 2000년 초선에 관계했던 그의 측근들 너댓이 이미 불법 선거에 대한 유죄를 시인한데다가 톰슨의 유죄 자인 협상으로 그레이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그레이가 시장에 당선된 직후 톰슨에게 유리한 법정 밖의 타결을 윤허했다는 점이 반대급부라는 설이 있다.
그레이는 이미 워싱턴에서 고위층을 가장 많이 유효적절하게 대표한 것으로 유명한 로버트 베넷 변호사를 고용한 지 몇 해 되었기 때문에 그가 기소되는 경우 배심원 재판이 몹시 재미있을 것이라는 게 중평이다. 베넷은 폴라 존스 대 빌 클린턴 사건을 담당했었고 여러 유명 인사들을 대변한 때문에 유명해진 사람이다.
이번 사건이 어째 진행될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몇 가지 결론은 가능하겠다. 민주정치의 초석인 선거, 특히 큰 단위의 선거에는 많은 돈이 든다. 그리고 각종 선거의 후보자들은 선거 기금 모으기에 혈안이 되는 게 보통이다.
또한 정당이 같거나 이념과 장래에 대한 비전이 같아서 선거 기금을 기꺼히 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겠지만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의 헌금은 자신들의 사업 확장이나 개인적인 치부라는 이기적인 목적이 작용하는 수가 많다.
그리고 선거에 성공한 공직자들은 논공행상에 있어서 선거 기금 기부자들, 특히 많은 액수의 모금자들을 선호하는 게 거의 인지상정 수준이다. 오바마의 선거 때의 큰 손들 중 큰 나라 들은 아닐지라도 대사들로 임명되는 과거의 관례 답습만 보아도 그렇다. 인간 제도 치고 완전한 게 없다는 결론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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