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촛불기도 -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행한 여객선‘세월호’ 침몰사고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대거 생사불명인 가운데 16일 밤(한국시간) 이 학교 교정에서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엄마 구조대 왔으니 끊을 게’ 한 게 마지막 전화에요”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여객선을 탔다 1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침몰사고를 당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와 가족들은 무려 290여명에 달하는 실종자들의 소식을 몰라 전전긍긍하며 서로 손을 맞잡고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며 기원했다.
이날 오후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 70여명이 모여든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는 실낱같은 희망과 절규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사고 발생 직후인 오전 9시44분 통화기록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긴 한 학생의 어머니는 “바다가 이렇게 찬데… 어떻게 살아요”라고 울먹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지나가는 구급대원에게 “혹시 이런 날씨에도 살 수 있나요? 구명조끼는 입었다고 들었어요”라며 물었고, “공기만 있으면 하루 만에 구조된 적도 있었습니다”라는 말을 듣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러나 잠시 뒤 남학생으로 보이는 시신을 인양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쓰러질 듯 주저앉으며 오열했다.
빨간색 운동복을 입은 여학생이 구조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일부 가족은 휴대전화를 걸어 빨간 옷을 입었는지 확인하다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절규하는 등 곳곳에서 안타까운 모습이 이어졌다.
실종된 안산 단원고 2학년생 조모군의 어머니 송모(52)씨는 “학생 325명 가운데 구조자는 70여명에 불과한데 나머지 애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 이 긴 시간을 아이들이 어떻게 버틸 수 있느냐”며 “부모가 앉아서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일이 없어서 답답할 뿐”이라며 울먹였다.
일부 가족은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에게 “왜 정확하게 부상자와 실종자 수를 밝히지 않느냐”며 강하게 항의하다 상황판과 천막을 걷어차는 등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도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현장에 경비정을 급파해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제주에서 사고현장에 달려와 기다린 지 5시간이 넘었는데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도대체 실종자를 구조하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 발생 당일 저녁 어둠이 내리면서 기온이 뚝 떨어지자 애타게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가슴은 바싹바싹 타들어갔고, 탈진하거나 실신한 환자도 속출했다. 체육관 안에 차려진 응급환자 이동진료소에는 이날까지 실종자 가족 30∼40명이 탈진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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