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청소년, 언어파괴 한글 훼손 심각
▶ 한글, 세계 8000만명이 사용하는 대국어
’셤 때문에 엄마가 전화 와서 심쿵했어. 이번 셤 솔까 개 짱났음 이러다 대학 입학 광탈할 것 같아…’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는 청소년들의 대화다.
’중간고사 시험 성적 때문에 엄마한테 전화 연락이 와서 심장이 두근거렸어. 이번 시험 솔직히 너무 어려워서 짜증이 났고 대학입시 시험에서 불합격 할 것 같아’ 라는 말이다.
최근 청소년들의 언어파괴는 그야말로 ‘심각’ 수준이다.
이유는 인터넷의 대중화와 스마트폰의 발달 때문이다. 구두로 나누는 대화보다는 문자와 같은 텍스트 언어가 수월하다. 신조어, 비속어, 은어, 축약어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중이다.
더 발전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언어는 복잡하고 구체적이며 언어보다는 암호에 가깝다.
대표적인 SNS 언어로 ㄴㄴ, ㅇㅇ, ㅇㅋ 같은 모음을 아예 빼 버렸다. 노노(NoNo), 응응, 오키(OK)라는 표현이다.
2000년대 초, ‘이모티콘’ 사용이 확대되고, 현재는 적재적소에 활용이 가능한 사진, 즉 ‘짤’을 덧붙여 대화의 내용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SNS 언어의 특징이다.
특히 각종 신조어의 파생은 언어파괴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노잼(No+재미=재미없다), 노답(No+답=답이없을 정도로 답답함), 관종(관심받고 싶은 종자), 고답이(고구마를 먹은것 처럼 답답한 사람), 존잘(엄청 잘생겼다), 웃프다(웃을지 슬퍼할지 모르는 상황에 사용), 화떡녀(화장 떡칠한 여자), 개드립(엉뚱한 발언을 할때), 깜놀(깜짝 놀라다) 등 종류도 수백가지에 이른다.
신조어들은 청소년들 사이에 욕설과 언어폭력으로 변질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최근 ‘청소년 언어실태 ·언어의식 조사’를 한 결과 초·중·고 재학생 95%가 일상생활 대화 속에서 신조어와 욕설을 섞어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심각한 사회 현상인 학교폭력의 대부분이 사실상 언어폭력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정작 아이들이 심한 욕설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고 “욕설을 들었을 때 적극 훈계했다”는 교사는 43.9%에 그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처럼 알아 듣기 어려운 10대들의 신조어와 욕설은 기성세대들과의 소통 단절은 물론, 학교폭력의 근복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오는 9일은 567돌 한글날이다.
우리의 한글은 남북한, 해외 동포 등 8000만명이 사용하는 세계 13위권의 대국어다. 국제회의에서는 당당히 10대 실용언어로 인정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나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 같은 문자 없는 민족에 한글 표기법이 보급될 정도로 훌룡한 언어로 인정받고 있다.
조선전기 세종은 백성 모두가 문맹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다 익히기 쉬운 방법으로 만든 한글이 널리 전파 될 수 있도록 밤 낮으로 연구를 거듭한 끝에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한글의 보급 전 기존 양반 계급 사회의 특권이었던 한자를 철폐 하면서 당시만해도 중화사상이 강한 시국에 한글 창제는 창조를 넘어 혁신에 가까웠고 그만큼 상당한 진통을 겪은 후에야 탄생하게 됐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가장 큰 목적에는 백성 모두가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문맹 없는 나라의 창건이었고 소통을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그런 소통의 의미는 퇴색됐고, 오히려 10대 청소년들에게 한글의 탄생일인 한글날은 그저 ‘빨간 날’‘노는 날’로 인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같은 10대들의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감정 표현과 의사전달에 있어 기존의 한글로는 표현의 한계를 느끼고 있음에 따라 보다 강력한 표현의 수단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동아대학교 강기수 교육학과 교수는 “10대뿐아니라 간단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자기 감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노출시키기 위해 다양한 언어(신조어들)를 사용하게 됐다”며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입시 스트레스라던가 질풍노도의 시기에 반발, 권위에 대한 도전 등 억압된 정서나 감정의 발산을 그들만의 은어, 비속어 같은 10대들의 언어로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 같은 언어들이 10대들에게 동질감을 형성하고 또래집단과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10대 언어가 복잡한 그들의 세상에 탈출구로 작용하고 있다”며 “부정적으로만 볼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변화와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에 해소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근 한 교육청은 한글날이 있는 10월 둘째주를 ‘욕설 없는 주간’으로까지 정해 언어폭력에 대한 예방에 나섰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선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시사 할(喝)’은 =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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