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 책임을 물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 처분을 내리자 당사자인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경쟁자인 대한항공도 이례적으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는 두 회사 사이의 뿌리 깊은 앙금에다‘알짜 노선’인 해당 노선의 운항정지에 따라 경제적 이익을 얻고 빼앗기는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큰 손실 전망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쟁사 대한항공이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운항하다 중단 상태이던 1992년 운항을 시작해 공을 들인 결과 이 노선에서 대한항공보다 더 많은 승객을 태워 나르고 있다.
지난 1∼3월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노선 탑승률은 약 80%로 75%인 대한항공보다 5%포인트 높다.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는 LA, 뉴욕 등 미주 6개 노선 가운데 대한항공보다 승객수와 탑승률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노선은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정도로 알려졌다.
아시아나의 샌프란시스코 노선 월 평균 매출은 100억원가량이다. 45일간 운항하지 못하면 직접적인 매출손실만 약 150억원에다 이미지 훼손 등 유무형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45일이든 90일이든 한 번 운항정치가 되면 여행사 등 대형고객이나 단골고객의 이탈을 피할 수 없고 이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며 “해당 노선은 환승하는 외국인 승객이 많아 한해 17만명의 이용객 중 70%에 달하기 때문에 대외 이미지가 나빠질 경우 타격이 훨씬 크다”고 걱정했다.
■ “봐주기다” 대한항공도 반발
이번 아시아나 운항정지 발표와 관련 대한항공도 입장 자료를 내고 “국토부 행정심의위원회가 당초 90일에서 45일로 줄인 것은 법에서 정한 감경 폭을 최대한 적용한 것으로 ‘아시아나항공 봐 주기’라 납득할 수 없다”며 “현행법 자체가 아시아나항공의 주장이 반영된 편파적인 법”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999년 정부는 대한항공의 화물기(MD-11)가 상하이 훙차오 공항 인근에서 폭발한 사고 당시에는 공식 조사결과도 없는 채로 ‘면허취소’ 처분을 내렸다”며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가장 높은 수위로 처벌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최소 범위로 흉내만 낸 것은 법 적용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무시한 조치”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운항정지로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당장 국토부가 대한항공의 운항 여객기를 더 큰 것으로 바꾸거나 증편하는 방향으로 운항중지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양대 항공사 감정싸움
이번 아시아나항공 징계를 앞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두 항공사는 신경전을 펼치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까지 나서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운항정지 등 엄정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양사간 ‘오래된 앙금’이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과거 자신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강한 처벌을 원하며 소송까지 냈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아시아나로서는 과거 자신들의 반발이 부메랑이 돼 날아온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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