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식사-비만 상관관계
▶ ●성적·학업태도 좋아진다?

아침식사를 거르면 살찌기 더 쉽다는 이론은 대부분 방법론적 결함을 갖고 있다.

아론 E. 캐롤 교수
■ 캐롤 교수 “꼭 먹을 필요 없어” 주장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고 꼭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침에는 배도 고프지 않은데 꼭 먹어야할까? 인디애나 의과대학의 소아과 교수 아론 E. 캐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다음은 뉴욕타임스에 실린 그의 글이다.
나는 아침을 먹지 않는다. 아침식사 메뉴가 싫어서가 아니다. 브렉퍼스트 푸드와 런치 푸드 중에서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거의 언제나 계란 요리와 와플을 선택할 정도로 아침 메뉴를 좋아한다. 내가 아침을 먹지 않는 이유는 단지 내가 집에서 직장으로 떠나는 시각인 오전 7시30분에 배가 고프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점심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거의 배가 고프지 않다. 그래서 아침에 커피 한잔을 마시고 나면 정오까지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이런 습관 때문에 나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수많은 잔소리와 강의를 들어야 했다. 건강에 나쁘다든가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든가 내가 하는 일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식의 이야기들 말이다. 그러니 완전 바보가 아닌 담에야 하루 중에 가장 중요한 식사라는 아침을 거를 수 있단 말인가?
영양에 관한 다른 수많은 조언들과 마찬가지로 아침식사의 파워에 관한 우리의 믿음은 잘못 해석된 연구와 편견을 가진 조사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아침식사를 거르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브렉퍼스트와 헬스,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연구는 하도 많아서 이를 찾는 것은 일도 아니다. 2013년 서큘레이션(Circulation)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아침을 거른 남성들은 아침식사를 챙겨먹은 남성들에 비해 관상동맥성 심장질환의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침식사에 관한 거의 모든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이것은 원인작용이 아니라 연관성일뿐이다.
이 주제는 다른 분야들보다 편향된 출판물의 피해를 유난히 많이 본 편이다. 2013년 미국 임상영양 저널에서 출판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특별히 이 이슈를 알아보기 위해 아침식사가 비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검토했다.
그들이 첫 번째로 주목한 것은 영양 연구원들은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과 비만 사이의 상호관계를 보여주는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너무 좋아해서 또 하고 또 하는 식이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에 가서는 이에 관해 계속 발표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러나 그들은 연구결과의 보고서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결함을 발견했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과 비만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연구자들이 지속적인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연구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인과관계의 표현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 다른 사람의 연구결과를 인용할 때는 오해의 여지가 있게끔 사용했다. 또 다른 사람의 연구결과를 인용함에 있어서도 인과관계의 표현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 그들은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은 나쁘다고 믿고, 당신도 그렇게 믿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관찰연구의 제대로 된 검토는 방법론적 결함을 주목한다. 그와 함께 출판물의 편견에 영향을 받은 연구결과를 메타 분석과 연결시키는 문제도 주목한다. 그 연계성은 회의적인 태도로 검토되어야 하고 기대되는 시행들로 확인되어야 한다. 무작위 비교연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대부분의 영양학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방법론적으로 약하고, 아침식사의 당위성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이 분야에서 더 헷갈리는 것은 2014년 연구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정적으로 이해상충을 가진 연구였다. 이 연구에서는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 아침을 먹게 하고, 아침식사를 하던 사람에게는 식사를 거르게 했는데 체중감소와 관련해서 아무런 차이점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1992년에 같은 연구를 했을 때는 양측 모두 체중이 감소했었다. 균형된 시각에서 보자면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들은 많은 경우 식품업계의 펀드로 이루어진다. 명백하게 편견이 개입되는 것이다. 아침식사로 시리얼을 먹으면 날씬해진다는, 아주 많이 인용되었던 기사는 켈로그(Kellogg) 회사가 펀드를 제공했다. 펩시코의 계열사인 퀘이커 오츠(Quaker Oats Center of Excellence)는 오트밀이나 콘플레이크를 먹으면(고도로 통제된 환경에서 4주동안 평일 아침에 먹을 경우) 체중과 콜레스테롤이 감소한다는 실험의 연구비를 제공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를 조사한 많은 연구들은 아침을 먹는 아이들은 더 날씬하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는데 이 조사들 역시 어른에 관한 조사와 마찬가지의 결함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아침을 먹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성적도 좋고 학업태도도 낫다는 연구에 대해서는 어떤가? 체계적 검토에 따르면 그것은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런 연구의 대부분은 학교 아침식사 프로그램의 영향을 알아본 조사들임을 고려해야 한다.
아침식사가 어린이들의 학업과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들 중 하나는 불행하게도 충분히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7가구 중 한 가정의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 숫자로는 1,500만명이다. 그보다 더 많은 숫자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브렉퍼스트가 아니라 런치를 먹는다.
배가 고픈 아이들을 잘 먹여놓으면 학업성적이 더 좋아질 것이란 사실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평소 가정에서 잘 먹고 있는데 아침식사를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아침을 거르는 아이들은 아침을 두 번 먹는 아이들보다 더 비만해지기 쉽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생각해보면 아침을 더 많이 먹고 싶어하는 아이들은 집에 가면 배가 고프기 때문이란 걸 알 수 있다. 아이들은 누구나 아침을 잘 먹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아침을 먹으면 체중이 감소한다고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확실한 것은 아침식사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들이 엉망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배고프면 먹어라. 그러나 안 먹고 건너뛰고 싶다고 해서 잘못하는 것처럼 느낄 필요는 없다. 그리고 누구든 이에 관해 당신을 가르치려들게 두지 마라. 아침식사에 신비한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켈로그 사와 퀘이커 오츠 사는 아침식사와 비만의 연구에 재정을 지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