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원 피살 후 잔류론 상승…여론조사 5건 중 4건에서 잔류 우위
▶ 캐머런 총리, 예고에 없던 TV 중계 연설 자청해 잔류 호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국민투표는 1975년 유럽경제공동체(EEC·EU 전신) 찬반 국민투표 이후 41년 만이다. 영국은 1973년 EEC에 가입했다.
투표 결과는 영국의 미래는 물론 EU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독일 및 프랑스와 함께 EU를 뒷받침하는 삼각축이다. 또 EU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고, EU 분담금도 독일 다음으로 많이 낸다.
브렉시트 찬성으로 귀결되면 영국발(發)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는 매우 부정적인 경제적 여파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투표를 이틀 앞둔 가운데 영국 내 브렉시트 찬반 여론은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다만 지난 16일 EU 잔류 운동을 펼쳐온 노동당 조 콕스 하원의원이 극우성향 52세 남성에 의해 피살된 사건이 발생한 이후 다소 열세이던 EU 잔류론이 상승세를 타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사건 이후 조사된 5건의 여론조사 가운데 4건에서 EU 잔류가 우위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ORB가 20일 벌인 전화조사(일간 텔레그래프 의뢰·20일 공개)에서 EU 잔류(53%)가 탈퇴(46%)에 7%포인트 앞섰다.
서베이션이 20일 실시한 전화조사(금융업체 IG 의뢰·21일 공개)에서도 EU 잔류(45%)가 탈퇴(44%)를 1%포인트 앞섰다.
또 유고브가 16∼17일 조사한 온라인조사(선데이타임스 의뢰·18일 공개) 역시 EU 잔류(44%)가 탈퇴(43%)보다 1%포인트 우위였다.
서베이션이 17~18일 실시한 전화조사(18일 공개)도 EU 잔류(45%)가 탈퇴(42%)를 3%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유고브가 17~19일 벌여 온라인조사(일간 더 타임스 의뢰·21일 공개)에서는 EU 탈퇴(44%)가 잔류(42%)를 2%포인트 앞섰다.
피살 사건 이전인 지난 10∼15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 13건 중 9건에서 브렉시트 찬성이 앞선 것과 다른 흐름이 뚜렷하다.
텔레그래프는 ORB 조사 결과를 인용해 잔류 쪽 지지자들이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더 동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잔류 지지자 중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지난 7일 54%에서 69%로 상승한 반면 탈퇴 지지자들에서 이 비율은 69%에서 64%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건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ORB 조사를 빼면 EU 잔류와 탈퇴 간 격차가 1~3%포인트에 불과하다.
브렉시트 반대 진영의 전략가 린턴 크로스비는 텔레그래프에 잔류가 힘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결과가 불투명하다면서 투표 종료라는 마지막 순간이 와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영국 최대 베팅업체인 베트페어는 국민투표 결과가 EU 잔류로 나올 가능성을 지난 17일 60∼67%에서 21일 76%까지 끌어올렸다.
또 영국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상승하면서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가다가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런던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오전 한때 0.4% 올랐다가 오후 4시 현재 0.1% 내린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파운드화는 지난 17일 1.1% 오른데 이어 전날에는 2.4% 급등했다. 전날 상승폭은 2008년 12월 이래 최대폭이다.
대형 채권펀드업체 핌코의 마이크 에이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시장이 브렉시트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던 것에서 75대 25 정도로 잔류 가능성 쪽으로 되돌아갔다"고 분석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예고에 없던 연설을 요청해 유권자들에 대한 직접 호소에 나섰다.
그는 다우닝10(총리 집무실) 앞에서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나와 같은 세대와 그 윗세대에 매우 직접적으로 말하고 싶다. 여러분의 자손들의 희망에 대해 생각해달라. 그들은 우리가 한 선택을 무효로 할 수 없다. 우리가 EU 탈퇴에 투표한다면 그렇다. 돌이킬 수 없다”며 탈퇴 지지 비중이 높은 50대 이상층을 향해 호소했다.
블룸버그는 갑작스런 캐머런의 TV 연설은 그가 투표 결과에 대해 금융시장 투자자들보다는 덜 확신에 차 있음을 보여준다고 추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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