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렉시트’ 수습 진두지휘 나서
▶ 이민·치안·안보 강경노선, 성공회 목사 딸 금융전문가 출신

영국의 차기 총리에 오를 테리사 메이(왼쪽)가 11일 런던 의사당 앞에서 집권 보수당 의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이 오는 13일 데이빗 캐머런의 뒤를 이어 영국 총리에 오른다.
‘철의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배출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은 새 총리 아래 유럽연합(EU) 탈퇴협상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국민투표 이후 약 3주일 만이다. 캐머런총리,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 마이클 고브 등 브렉시트 국민 투표에서 주역을 담당했던 남성들이 모두 일선에서 물러나고 여성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수습에 나서는 형국이다.
이는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의 결선에 오른 두 후보 중 한 명인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차관이 11일 (현지시간)“ 강력한 총리가 당장 임명되는 게 국익”이라면서 경선을 포기함에 따라 이뤄졌다.
캐머런 총리는 레드섬 후보의 경선 포기선언직후 “오는13일저녁새 총리를 맞게 될 것”이라며 메이의 차기 총리 취임을 확인했다.
경선 일정을 정한 보수당 원로그룹 ‘1922 위원회’ 그래엄 브래드 위원장은 위원회가 메이의 대표 지명에 동의했다면서 메이가 “즉각적인 발효와 함께” 대표로 선출됐음을 확인한다고 발표했다. 차기 대표는 자동으로 총리에 오른다.
애초 차기 총리는 약 15만명의 당원들이 두 후보를 놓고 오는 9월8일까지 우편투표를 벌인 뒤 이튿날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레드섬 후보의 경선 포기로 일정이 2개월 가까이 앞당겨진 것이다.
EU 탈퇴운동을 이끈 존슨 전 시장은 메이가 훌륭한 대표 겸 총리가 될것이라며 권력승계가 즉각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레드섬 후보의 경선 포기는 한 인터뷰에서 ‘엄마로서’ 자신이 낫다는 취지로 말한 게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나왔다.
새 총리에 오를 메이는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 존슨 전 시장 등과 함께 일찌감치 총리 후보군으로 꼽혔 던 5선 중진이다.
야당시절인 1998년 이래 예비내각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2년에는 보수당 최초의 여성 당 의장에 임명되기도 됐다. 2010년 보수당 정부 출범이래 내무장관에 기용돼 최장수 내무장관 재임기록을 썼다.
‘제2의 대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는 메이는 가장 완고하면서도 가장 기민한 하원의원으로 여겨진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이민·치안·안보와 관련해서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메이는 이날 “대표로 선택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피력한 뒤 “EU를 떠나면서 최선의 합의를 협상하고 세계에서 영국의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 우리는 잘 해낼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경선과정에서 올해 안에는 EU 탈퇴협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이의 탈퇴협상에 대한 입장은 이민 억제를 위한 사람이동의 자유를 부분 제한하고 동시에 EU 단일시장 접근 지위의 일부분을 유지하는 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이는 이날 오전 유세에서는 “보수당은 평범한 근로자들에게 봉사하는 정당이 될 것이다. 소수 특권층이 아니라 모두에게 일하는 영국을 만들 것”이라고도 말했다.
영국 남부의 이스본에서 성공회 목사의 외동딸로 태어난 메이는 옥스포드 대학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민간기업에서 금융 컨설턴트로 12년간 일하는 동안 런던 한 기초 의원을 지냈고, 1997년 런던 서부의 버크셔의 한 선거구에서 당선돼 중앙 정계에 입문했다. 옥스포드대 시절 만난 금융인과 결혼생활 35년째로 자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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