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베데어 캐슬 곳곳 구멍… 비 새
▶ 보존회, 10년간 3억달러 들여 보수

맨해턴의 드넓은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센트럴 팍. [wikipedia.org]

화가 애셔 브라운 듀란드이 그린 ‘킨드레드 스피릿츠’. 오리지널 센트 럴 팍 디자인은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벨베데어 캐슬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성처럼 보이지만 비가 오면 물이 건물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센트럴 팍의 컨저바토리 가든.
센트럴 파크는 맨해턴 도시 중심부의 공원으로, 미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공원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영화나 TV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공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공원도 늙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주 1857년 개원한 843에이커의 이 드넓은 공원이 낡고 노후한 환경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를 복구하려는 노력에 대해 보도했다.
여름이면 센트럴 파크는 아름다운 숲과 전원을 누릴 수 있는 도시인들의 오아시스가 된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도심지 공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오랜 세월 계속되어온 남용으로 인해 크게 손상돼 역사적 구조물들과 조경 등의 복구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센트럴 파크 내에 있는 벨베데어 캐슬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무소불위의 성처럼 보인다. 그러나 돌로 지어진 이 요새는 144년이란 세월을 견뎌오면서 곳곳에 구멍이 나서 “비가 오면 건물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고 센트럴 파크 보존회(Central Park Conservancy)의 더글라스 블론스키 회장은 말한다.
5가 쪽의 정원은 아직도 꽃이 만발하지만 온통 갈라진 포장도로는 1930년대 이후 한번도 손댄 적이 없다. 우아한 가이저 분수 역시 끊임없이 플러밍 문제로 수리해야 한다.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104가 근처의 협곡은 연못들이 퇴적물로 막혀서 준설작업이 필요하다.
지난 14일 사설 비영리단체인 센트럴 파크 보존회(CPC)는 3억달러를 모금해 공원을 개선하는 10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포레버 그린: 센트럴 파크의 미래를 보장하며’(Forever Green: Ensuring the Future of Central Park)란 제목의 이 보존 계획은 뉴욕의 부호들이 주축이 되어 이 도시의 뒷마당을 단장하려는 작업이다. 불과 4년전에도 이 단체는 헤지펀드 매니저 존 A. 폴슨으로부터 1억달러를 기증받은 바 있다.
일부에서는 공원이 지나친 유명세로 인해 희생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잘 관리해도 방문객들이 풍선처럼 불어나니 견딜 재간이 있냐는 것이다. 센트럴 파크의 연간 방문자 수는 1981년 1,200만명에서 현재 4,200만명으로 3.5배 증가했다.
“밟혀서 죽어가는 거지요.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센트럴 파크는 19세기가 남긴 예술이며, 훌륭한 도심의 공원이란 어때야 하는지의 기준을 세운 곳입니다”라고 뉴욕시 전 공원국 커미셔너이며 현재 비영리 공공부지 재단의 도시공원개발부 디렉터인 애드리안 베네프는 말했다.
어떤 이들은 센트럴 파크가 개인들의 후원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이 뉴욕 시의 다른 공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센트럴 파크는 비영리 보존단체의 도움으로 관리되지만 다른 공원들은 여전히 시정부의 예산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들은 센트럴 파크가 사적인 후원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거기에 쓰일 시정부 예산이 다른 곳이나 공원으로 유용될 수 있으니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
과연 지난 2014년 빌 드 블라시오 시장은 가난한 동네의 공원들을 재정비하는데 4년간 2억8,500만달러를 사용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작년에는 8개의 대형 공원보존단체들과 계약을 맺고 공원관리에 대한 전문성과 시간, 경비를 나누기로 합의했다.
CPC는 1980년부터 센트럴 파크를 관리해왔으며 현재 운영예산이 6.500만달러에 달한다. 그 중 75%는 사적인 모금을 통해 조달하고, 25%는 뉴욕시와 맺은 10년 관리 계약에서 나온다. 최근 계약은 2013년 체결했다.
새로운 보존계획의 목표액 3억달러 가운데 1억1,200만달러는 이미 자금이 확보돼있다. 그중 2,500만달러는 톰슨 패밀리 재단이 기증한 것으로, 벨베데어 캐슬과 어린이 구역의 복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1870년 공원 디자이너들은 당시 농부들과 그 자녀들을 위해 공원 남쪽에 데어리(Dairy) 구역을 조성했는데 현재 이곳 건물은 문짝과 창문, 계단을 모두 갈아야하며 마루바닥은 꺼져있고 로지아는 페인트를 새로 칠해야 할 상태다.
새로운 캠페인은 또한 이 공원의 디자이너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와 건축가 칼베르트 바우스(Calvert Vaux)의 오리지널 비전과 디자인에 따라 아치와 다리, 수로 등을 되살릴 계획이다. 이들의 디자인은 뉴욕주의 아디론닥과 캣스킬 산맥의 삼림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조성된 것으로, 화가 애셔 브라운 듀란드이 그린 회화작품 ‘킨드레드 스피릿츠’(Kindred Spirits)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들은 “아디론닥 산으로 놀러갈 여유가 없는 뉴욕 주민들을 위해” 그와 비견될 숲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레버 그린’ 프로젝트는 연못가를 두르는 정자 비슷한 시설도 재건축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100년전 사라진 뒤 1970년대에 다른 스타일로 지어진 그 부분 말이다. 또한 공원이 자립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진행되고 있다.
미전국의 도심지 공원들의 보존을 위한 사적 기여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늘어나면서 점점 더 활발한 기증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그런 면에서 존 A. 폴슨의 2012년 1억달러 기증은 뉴욕시 역사상, 아니 미전국 공원 시스템에서 최대의 기부금으로 기록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궁극적으로 이 모든 정비와 개선 작업이 사람들 눈에 확연히 드러나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의 수많은 공원들이 센트럴 파크의 복원 노력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또한 보존회는 오랫동안 공원 사용자들과 관리자들을 교육시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해왔다.
31년전 센트럴 파크 보존회를 시작한 조경 건축가 블론스키는 매일 공원에서 6마일을 조깅하면서 매일 이곳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만 들어오면 맨해튼 한 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그게 이 공원의 아름다움이죠. 신의 창조물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으니까요”
한국일보 - The New York Times 특약
[사진 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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