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수저들 갑질 반복 왜?
▶ 대마초-폭행 등 다시 도마에 ‘나는 특별한 사람’ 착각 때문

술집 난동 혐의로 체포된 한화그룹 3남 김동선씨가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28)씨가 술집에서 종업원을 폭행하고 경찰에도 행패를 부리는 등 난동을 벌인 사건(본보 5일자 보도)을 계기로 재벌 2, 3세들의 이른바 ‘갑질 폭행’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행태들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재벌 갑질 난동
대기업 오너 2, 3세가 폭행 또는 난동을 부린 사건은 잊을 만하면 터지곤 했다.
김승연 회장 3남 동선씨는 5일(이하 한국시간) 서울 강남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해 종업원 2명을 때리고 연행 과정에서도 경찰차 유리문을 걷어차고 경찰에게 욕설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입건됐다.
한화그룹 일가의 경우 김 회장과 아들들이 일으킨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동선씨는 지난 2010년에도 서울 고급호텔에서 소란을 피우고 집기를 부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적이 있다. 김씨는 당시에도 입건됐다가 피해자들과 합의한 뒤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난 2014년 2월에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으로 현재 한화생명 상무인 김동원(32)씨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돼 법원(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김동원씨는 2010~2012년 주한미군 사병이 군사우편으로 밀반입한 대마초 가운데 일부를 지인에게서 건네받아 4차례 피운 혐의로 기소됐다.
이보다 훨씬 널리 알려진 김승연 회장의 이른바 ‘보복 폭행’ 사건도 차남 김동원씨에게서 시작됐다.
김 회장은 지난 2007년 3월 서울 청담동 가라오케에서 당시 22세이던 차남이 북창동 S클럽 종업원 일행과 시비가 붙어 다치자, 자신의 경호원과 사택 경비용역업체 직원 등 다수의 인력을 동원, 아들과 싸운 종업원 4명을 차에 태워 청계산으로 끌고 가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했다.
이 사건은 ‘재벌의 원조 갑질’로 지탄을 받았고, 김 회장은 보복 폭행 혐의로 구속됐으며, 1심에서 징역 1년6월이 선고됐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34) 이사가 역시 술집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이 있었다. 장 이사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종업원과 시비가 붙어 진열장에 물컵을 던져 양주 5병을 깨는 등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입건됐다.
자신의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행 등 갑질을 일삼은 행태도 여러 건 있었다. 현대가 3세인 정일선(47) 현대 BNG스틸 사장은 최근 3년 동안 운전기사 61명을 주 56시간 이상 일하게 하고, 이들 중 한 명을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됐었다. 이해욱(49) 대림산업 부회장도 2014~2015년에 자신의 운전기사 2명에 대해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서 벌금형 약식기소를 했다.
▦재벌가 금수저 행태 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벌가 금수저의 행태가 잘못된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어릴 때부터 ‘나는 다르다’는 특권의식을 갖고 자라서 그런 의식이 몸에 배어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기보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 경우 자신이 하는 행동이 다 인정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스스로 무시당한다고 여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사회에 아직 서열주의 문화가 남아 있고 그 서열이 권력이나 부, 자신이 가진 백그라운드로 만들어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내가 누군데…’라는 의식에서 비롯된 행동들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재벌들의 경영권 세습이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기본적인 도덕성과 자질이 부족한 측면이 이런 일로 드러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재벌들이 잘못된 금권력이나 편법승계를 통해 경영권을 세습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이런 식으로 부를 이어가다 보니 경영마인드나 기업윤리 등 기본적인 자질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공통점은 사회적으로 반재벌 정서가 커지면 잠깐 사과하고 상황을 모면하면 다시 ‘황제 경영’으로 돌아서는 것”이라며 “재벌가의 성품 자체가 문제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배구조 개선이나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 등 황제 경영을 강력히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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