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로 세계 곳곳 해안 침식 가속화
▶ 호주 태즈메이니아의 ‘죽은 자의 섬’에서도

태즈메이니어 ‘죽은 자의 섬(Isle of the Dead)에 있는 무덤들. 이곳 포트 아서의 유적지 중 한 부분인 이 섬은 요즘 바다에 계속 먹혀 들어가고 있다.

오른쪽 아래 1841년에 돌에 새겨진 해수면 표시가 보인다.
호주의 남단부, 비교적 훼손되지 않은 자연 환경의 덕택에 ‘자연의 주’와 ‘영감의 섬’로 알려진 태즈메이니아의 ‘죽은 자의 섬’.
이 작은 섬 곳곳에 세워진 묘비들은 19세기 거의 문맹 수준의 죄수들이 새긴 것들이다. 그들 중 하나가 사악한 유머를 가졌던 것일까, 1843년 사망해 이곳에 안장된 교사 벤자민 혼의 묘비에 새겨진 비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그를 알았던 것을) 진심으로 후회하며 유감스럽게 여겼다” - 물론 본뜻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유감스러워한다는 의도다.
만약 이처럼 신랄한 묘비 아래에서 (선의의 의도를 믿으며) 잠들 수 있었다 해도, 벤자민 혼은 더 이상 편히 쉴 수 없을지 모른다.
그가 누워있는 바로 그 섬이 바다에 의해 먹혀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년 굳건히 서 있던 나무들의 뿌리가 빠르게 침식되는 해안에서 위험하게 흔들리고 있으며, 몇 마일 밖에서는 한때 죄수들이 일했던 바닷가 탄광이 파도의 세찬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는 원인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석탄을 태워 지구온난화현상을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내뿜어대기 때문이다. 아마도 새로운 비문은 이렇게 쓰여야 할 것이다 : “원인은, 결과를 낳는다”
해안 관련 컨설턴트인 크리스 샤플스는 최근 태즈메이니아 남부 전역에서 육지가 바다에 씻겨 내리며 전신주가 넘어질 위험에 처하는 등의 문제들을 포착했다. 큰 피해의 전조로 파도가 깎아내린 급경사도 보여주었다. “이것이 침식을 가속화하는 해수면 상승의 확실한 증거”라고 그는 설명했다.
위험에 처해있는 ‘죽은 자의 섬’ 묘지와 탄광은 호주의 맨 남동쪽 코너의 섬인 태즈메이니아 주에 위치한 포트 아서의 유적지 중 하나다. 호주에서 한때 수치의 상징이었던 ‘죄수 조상’은 이제 떠벌리며 자랑하는 대상이 되었고 대영제국에서 가장 구제불능의 죄수들을 가두었던 19세기의 감옥이 지금은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의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이곳 포트 아서가 해수면 상승하는 바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곳만이 아니다. 포트 아서는 지구촌 전역을 위협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한 곳일 뿐이다.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국립공원 및 역사 유적지들의 관리자들이 해안 범람과 침식, 기온 상승과 강한 폭풍 등을 동반한 기후변화가 그들이 보호하려고 애쓰는 유적지에 중대한 위험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건축과 미술 명작의 고향인 베니스는 위협이 너무 심각해 60억 달러를 들여 홍수로부터 이곳을 보호할 수문을 신축 중이다. 기온 상승으로 호주에 있는 세계 최대 산호 관광지 그레이트배리어리프와 스코틀랜드 오크니 아일랜드의 고고한 발굴현장 등도 위험에 처했다.
미국에선 19세기에 있던 빙하들은 거의 녹아 버렸으며 나머지도 금세기에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알래스카 해안의 고고학 발굴현장은 사라지고 있으며 미국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 역시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 2012년엔 허리케인 샌디가 휘몰아쳐 리버티 아일랜드의 기간시설이 대폭 파괴되어 몇 달 동안 관광객들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많은 다른 문제들처럼 이것도 예고된 위험이다.
2007년 보고서에서 세계 유적지 명단을 관장하는 유엔의 세계유산 협약의 관계자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위험을 경고했다. 특히 호주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를 포함한 산호초의 위험을 지적했다.
그러나 유적지의 위험에 대한 각성은 커지고 있으나 문제해결 노력은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토의와 보고서 작성은 왕성하지만 아직 확실한 행동으로 옮겨지지는 않은 상태다.
태즈메이니아의 감옥처럼 오래된 유적지의 개·보수는 기금도 부족할 뿐 아니라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도 있다. 염분 강한 해수와 해풍에 시달린 옛 건물을 500만 달러 들여 보수하고 있으나 아예 바닷물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높은 방벽을 쌓을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벽을 쌓아 한때 위대했던 제국과 연결된 대양으로부터 이 유적지를 고립시키는 것은 이 장소를 보존할 가치를 주는 ‘문화적 가치관’을 훼손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포트 아서의 유적지 관리 고고한 매니저인 데이빗 로우 박사는 말한다.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이 초래한 자연의 파괴, 역사를 바라보는 가치관, 상승하는 해수면, 모자라는 기금…어느 것 하나 ‘죽은 자의 섬’을 평화롭게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역사 보존에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데이빗 루크싱어는 말한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리버티 아일랜드를 덮친 후 자유의 여신상 복구 책임을 맡았던 그는 역사 유적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곳에서 우리가 왔고 그곳이 바로 우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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