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한 음식에 운동·수면 부족이 원인
▶ 알코올 남용 등 정신적 문제 일으키기도

버지니아 알링턴에 소재한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 공항. 잦은 출장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의심각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마틴 세트론 박사는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그들의 삶은 대단히 멋진 것으로 묘사될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종종 정반대이다. 비즈니스 출장을 자주 다녀야 하는 사람들 얘기다. 질병 통제 및 예방센터와 국제 여행의학학회 같은 기관들의 전문가들은 불면과 체중 증가에서부터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잦은 출장과 관련된 다양한 건강 문제에 관해 듣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출장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더 종합적인 연구들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 통제 및 예방센터의 마틴 세트론 박사는 “잦은 여행과 건강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크게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제 여행의학학회의 차기 회장으로 하버드 의대 부교수인 린 첸은 운동 및 신선음식 섭취 부족 등과 연계된 시차의 영향 등에 관해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첸 교수는 “현재로서는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그 영향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트론 박사는 수백만 달러 계약을 위해 여행을 다니는 비즈니스 출장자의 이미지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모든 분야의 근로자들이 출장을 다니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CEO들뿐 아니라 하위 직급 직원들도 출장을 많이 다니고 있으며 구호기관 직원들은 국제 분쟁지역을 가기 위해 자주 비행기에 오른다. 이런 사람들은 아주 적은 예산으로 여행하기 일쑤다. 세트론 박사는 “이들에게 비즈니스 클래스나 고급 호텔은 환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보스턴 헬스 이코노믹스의 의사인 캐서린 리처즈와 컬럼비아 의대 역학 교수인 앤드류 랜들은 ‘비만 및 건강 악화와 비즈니스 출장의 관련성’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신체용적지수(body mass index, BMI)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 리포단백질 수치를 추적하고 1만3,000명의 비즈니스 출장자들에게 스스로의 건강상태를 평가하도록 했다. 이들은 이후 추적연구를 마쳤으며 그 결과를 현재 동료들이 검토 중이다.
랜들은 조사결과가 과거 결과와 상당히 비슷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U자형의 커브이다. 가장 많이 여행하는 사람들과 전혀 여행하지 않은 사람들의 건강이 가장 나빴다”고 설명했다. 비여행자의 건강이 나쁜 것은 무엇보다도 이들이 비행기를 타기 힘들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빈번한 출장자들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은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질이 떨어지는 공항음식들과 불규칙한 운동 습관, 그리고 시차 등이다.
웨스턴 매사추세츠에 사는 랜들은 한 달에 5일 정도 맨하탄으로 출근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의거해 직업 관련 여행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출장 중에는 식사가 치즈케익팩토리 메뉴를 주문하는 것에 제한된다는 걸 알게 됐다며 “캐서린과 나는 그래서 출장자들의 신체용적지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첫 연구에서 이들이 발견한 것은 한 달에 21일 밤 이상 여행을 하는 출장자들의 신체용적지수가 하루에서 6일 밤 사이 여행하는 사람들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었다. 신장 6피트인 사람의 경우 그 차이는 체중 10파운드에 해당됐다. 이런 발견은 랜들 박사의 예상을 뒷받침해주는 것이었다. 그는 “만약 당신이 30대이고 자주 여행을 다니며 제대로 먹지 못하고 운동도 할 수 없다면 그 여파는 계속 누적된다”며 “이후 10년 정도 지나면 그 영향은 고혈압과 당뇨, 비만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랜들 박사의 후속 연구는 정신건강을 다루고 있다. 세트론 박사와 텐 박사는 정신 건강 또한 중요하지만 이 문제는 자신들의 영역 밖이라고 선을 그었다. 랜들 박사는 알코올 남용과 수면 부족, 시차 등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와 상해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은 당신 자신과 커리어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잦은 비즈니스 출장이 노화를 촉진하고 뇌졸중과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인다며 비즈니스 출장자 가운데 70% 이상이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운동부족, 과도한 음주, 스트레스, 급속한 기분 변화, 그리고 소화기 계통의 문제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상 기업들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나서는 건 아니다.
비영리기관인 기업출장 중역협회의 그릴리 코크는 “출장자들은 자신들의 건강과 출장지에서 보내야 하는 사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장을 제한하거나 비즈니스 클래스로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출장 중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은 전적으로 보스에 달린 일로 이와 관련한 규제는 없다. 코크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뒤범벅이라고 보면 된다. 개별 기업들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에모리 의대 교소인 필리스 코자스키 박사는 더 많은 기업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나는 이런 이런 나라들을 다녔으며 사이너스 감염이 된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 그때 내가 검사실 문을 닫으면 이들은 울음을 터뜨린다. 겉으로는 사이너스 감염을 이유로 진료예약을 했지만 누군가 하소연할 사람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이들은 이런 사정을 기업에 털어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여행의 고통과 고단함을 집에서 털어 놓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다. 코자스키 박사는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이 느끼고 있는 그대로 느끼도록 해 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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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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