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강조한 ‘유능, 겸손, 도덕성’이 잣대 될 듯… 직접 개입 자제
▶ 차기 당 대표, 당정청 협력 축·총선 공천권으로 ‘역동적 리더십’ 필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한국시간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미애 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주자 중 누구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 즉 문심(文心)이 실릴까? 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8·25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가장 중요한‘문심’ 변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당 대표 경선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겠지만 문 대통령이 선호하는 리더십은 당원들의 표심 즉 당심(黨心)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민주당이 최근 대표 경선의 득표율 합산 비율을 대의원 현장 투표 45%, 권리당원 ARS 투표 4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 국민 여론조사 10%로 정했기 때문에 민심보다는 당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친문(親文) 진영은 후보군 교통정리에 이어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선호하는 당 대표 선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문 진영은 차기 당 대표는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청와대와 협력·소통할 수 있는 인사가 당권 고지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선 차기 당 대표는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할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또 문재인정부 집권 2기에 국정 안정과 개혁을 위해 당·정·청 협력의 한 축이 돼야 한다. 특히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북한 비핵화 이행을 통한 동북아 평화·번영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회에서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이런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가는 ‘역동적 리더십’을 지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여권 핵심 인사들의 구상이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새 지도부와 관련, “당·정·청에 좀 더 고삐를 쥘 수 있도록 정부에 속도감을 내도록 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며 “국민께 약속한 것을 이행하는 정부를 응원하고,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채찍을 가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지도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정부를 견제하는 한편 적극 협력도 하는 역동적 리더십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홍영표 원내대표에 이어 문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총 10여명에 이른다. 친문계 당권 주자로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박범계(재선) 의원 외에도 이해찬 (7선) 김진표(4선) 최재성(4선) 전해철(재선) 의원 등이 있다.
윤호중(3선) 의원도 신중히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친문 의원들의 ‘부엉이 모임’이 최근 계파 논란 속에 해산을 결정한 가운데 친문 성향의 김진표·최재성·전해철 의원 등이 후보 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서 이들의 교통정리 결과가 주목된다.
범친문 성향 당권 주자로는 인천시장을 지낸 송영길(4선) 의원과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김두관(초선)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당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인 설훈(4선)·이인영(3선)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사람은 민평련 모임에서 의견을 들은 뒤 후보 단일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범친문 성향이면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당권 도전 여부도 주요 변수이다.
김 장관의 출마 선언은 최근 어려워지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으나 최종 선택은 지켜봐야 한다.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장관직 사퇴와 당 대표 출마 여부를 결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거취 논란에 휘말리면서 부담을 안게 됐다.
비문(非文) 또는 중도 성향 인사로는 이석현(6선) 이종걸(5선) 박영선(4선) 의원 등이 있다. 박영선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백년정당이 되려면 공정함을 실천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는 등 대표 경선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누구에게 문심이 쏠리게 될까? 현재까지 문 대통령이 선호하는 후보를 얘기한 적은 없다. 또 친문 의원 모임에서도 선호 후보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진영 핵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달 27일 대표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는 컷오프가 진행된 뒤 친문 의원들이 선호하는 대표 후보를 거론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경선에 개입하지는 않겠지만 문심 얘기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참모들에게 유능과 겸손, 도덕성을 중요한 리더십 기준으로 거론한 적이 있다”면서 “이 같은 기준이 대표 경선 후보들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해찬·최재성·전해철 의원 등 핵심 친문 의원 누구에게도 아직까지 문심이 실렸다는 얘기는 없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문심의 향배는 이달 하순 후보 등록에 이어 컷오프가 실시될 때쯤 서서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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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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