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Korean War Veterans Memorial)
해마다 7월27일 정전협정 일이면 대규모 기념식이 열리는 장소가 있다. 바로 DC 내셔널 몰의 링컨기념관 인근에 세워진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이다. 매년 3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이 공원은 한국에서 요인들이 워싱턴을 방문할 때면 으레 가장 먼저 들러 헌화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한미동맹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워싱턴의 중심부에 자리 잡았다.
1995년 완공… DC 내셔널몰 인근 위치
19인의 역동적 용사상 조형물로 유명
-언제 세워졌나?
이 기념공원이 완공식을 한 것은 1995년 7월27일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제막했다. 그러나 건립이 시작된 건 1979년으로 김차연이란 한인 여성이 관련 단체를 설립해 모금 노력을 시작하면서 비롯됐다. 그는 한국전 당시 미군에 의해 구조된 후 미국으로 이민 온 여성이었다. 이어 1986년 미국인들로 구성된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KWVA)'가 창설되면서 기념공원 건립 사업은 본격화됐다. 그해 10월28일 한국전참전용사기념법안이 연방 의회 전쟁기념물위원회(ABMC)에서 통과되었고 1992년 6월14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참가한 가운데 기공식이 열렸다. 1950년 6월25일부터 53년 7월27일까지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또 살아서 돌아온 총 150만명 가량의 모든 참전용사들을 위한 추모 조형물 건립을 시작한 것이다.
-건립비용은 얼마나 들었나?
기공식이 열린 1992년 이듬해 4월 건립 공사는 착공됐다. 총 공사기금은 1,800만 달러였다. 내셔널 몰의 다른 기념공원들이 대부분 국비와 일부 기부금으로 건립된데 비해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은 대부분 기부금으로 지어졌다. 그중 500만 달러는 현대자동차, 삼성 등 한국 대기업들의 현지법인들이 갹출했으며 1달러짜리 기념주화 판매 수입, 참전용사들의 소액 기부 등으로 충당되었다. 따라서 기념공원 조형물에는 지적재산권이 존재한다.
-누가 설계했나?
설계 공모에는 많은 응모작이 들어왔으며 한국전 참전용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그중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건축 팀을 선정했다. 실제 건축은 베트남 전쟁 추모 조형물을 맡았던 쿠퍼 레키(Cooper-Lecky)사가 맡았다.
-어떤 조형물이 있나?
약 8,903㎡의 부지에 마련된 기념공원은 성조기·벽화·조상(彫像)·비명석판(碑銘石板)·회고의 연못·유엔 산책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9인의 용사상 조형물, 19 Statues>
이 공원의 핵심 조형물은 군인들이 한국전 당시의 판초를 입은 전투 복장으로 성조기를 향해 전진하는 V자형의 역동적인 용사상이다. 프랑크 게이로드(Frank Gaylord)의 작품이라는 19인의 군인상은 육군의 13명 분대와 전방관측 장교, 공군 항공통제 장교, 해병대 기관총 조 3명, 해군 의무병으로 구성돼 있다. 육군·해군·해병·공군이 골고루 포진돼 있는 것이다. 특히 백인은 물론 흑인, 황인종 등 모든 인종을 망라하고 있다.
거친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로 주조되고 판초를 입은 그들의 모습은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군인들의 실제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 용사상은 처음에는 38선과 한국전이 계속된 전체 기간인 38개월을 상징하는 의미로 38인상을 조성하려 했으나 공간이 좁아 반으로 줄였다한다. 그 대신에 측면에 대리석 벽면을 설치해 그에 반사되게 해 38인의 의미를 충족시켰다.
<대리석 벽 Mural Wall>
용사상 옆에는 41개의 석판을 연결한 화강암으로 된 대형 벽이 조성돼 있다. 총 2,400개의 이미지가 들어 있는데 나라의 부름에 응한 미 육해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소속 장병들과 장비, 한국인 카투사, 불교사원, 노무자들이다. 이는 미 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된 한국전 관련 사진 중에서 뽑은 2,400장의 이미지를 조합한 것으로 화강석 벽에 화학 약품으로 표면을 부식시키는 식각(蝕刻) 기법(etching)으로 옮겨졌다. 벽화 제작 전문가인 루이스 넬슨(Louis Nelson)의 작품이다.
<회상의 연못 Pool of Remembrance>
공원에는 직경 9.1미터의 반원형 연못이 있다. 잔잔하게 넘쳐흐르는 분수 못으로 잠시 상념에 젖게 하는 분위기를 낸다. 연못 주위에는 28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보리수나무다. 이 연못의 석판에는 한국전에서 희생된 미군과 유엔군의 전사자, 부상자, 포로, 실종자의 숫자가 새겨져 있다. 흔히 한국전 희생자 집계에 있어 미국과 한국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산정방식에서 오는 것이다. 즉 한국은 직접 참전한 군인을 대상으로 하나 미국은 후방이나 외방에서 지원한 군인도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연못의 한편에 서 있는 화강암 벽에는 눈에 띄는 유명한 글씨가 씌어 있다.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대가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교훈적인 문구다.
<유엔 참전국 명판 Curb>
19인의 용사상 북쪽의 보도 블록에는 한국전에 참전한 22개국의 명칭이 알파벳 순으로 새겨진 명판이 있다. 한국전에 참전한 유엔 산하 모든 참전국을 기리기 위해서 설치된 것이다.
<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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