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말라리아 감염자, 2억2천만건 45만명 사망
▶ 2013년 이후 감소세 주춤

말라리아 감염자 수 감소가 2013년 이후 멈춘 상태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발표했다. 말라리아는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질병이다. [AP]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말라리아 환자 수 감소세가 주춤해졌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수십년 간 거액의 기금과 엄청난 노력이 투입됐지만 환자 수 감소세가 최근 멈추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다시 말라리아 감염 위협에 놓이게 됐다.
W.H.O.의 연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약 2억 2,000만 건의 말라리아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지난해 말라리아 감염자 중 약 43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고 사망자 중 약 26만2,000명은 5세 미만의 아동으로 조사됐다.
말라리아는 모기가 옮기는 기생충에 의해 인간에게 감염되는 질병으로 살충제와 방충망, 신약이 보급되고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거액의 기금이 사용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WHO의 이번 발표에 따르면 말라리아 환자 수 감소세는 2013년 이후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주춤한 상태다. 페드로 L. 알론조 WHO 말라리아 프로그램 디렉터는 “지난해 국가별로 말라리아 퇴치 노력의 명암이 엇갈렸다”라며 일부 국가가 말라리아 퇴치 노력을 소홀히 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알론조 디렉터는 지난해 에티오피아, 파키스탄, 르완다, 인도 등의 국가를 말라리아 퇴치 노력에 따른 결실이 있었던 국가로 지목했다. 인도의 경우 말라리아 퇴치 노력의 가장 큰 성과를 본 국가로 지난해 말라리아 감염 사례가 2016년에 비해 약 300만 건이나 감소했다. 반면 나이지리아, 마다가스카, 콩고 공화국, 모잠비크, 말리, 니제르, 인도네시아, 부르키나 파소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말라리아 감염이 증가세로 돌아선 국가로 지목됐다.
이중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해 말라리아 감염 사례가 2016년 보다 약 130만 건이나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남미의 경우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매년 약 수백 명에 불과하지만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해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말라리아 환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알론조 디렉터는 유엔이 정한 말라리아 퇴치 목표를 2030년까지 달성하려면 기부국들의 관련 기금 출연이 적어도 현재의 2배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말라리아와 에이즈, 폐결핵 퇴치를 위한 각국의 기금 출연은 거의 정체 상태다. 말라리아 퇴치 기금으로 사용되는 연 약 30억 달러의 기금 중 미국이 내는 비중이 약 40%로 현재 가장 높다. 미국은 또 2005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시행된 ‘대통령 말라리아 구상’(President‘s Malaria Initiative)와 같은 공공조달기금을 통해 최근 서 아프리카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말라리아 퇴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기부국들 사이에서 말라리아 해당 국가들의 기금 의존도가 갈수록 너무 높아지고 있는데 자국의 기금을 더 출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강한 정치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충고도 제기됐다. 전 세계 말라리아 발생 건수 중 약 4분의 1을 차지한 나이지리아의 경우 2010년 이후 말라리아 감염 환자 수가 2배나 급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 정부가 지출하는 인구당 말라리아 퇴치 기금액은 기타 아프리카 국각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태국에 본부를 둔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치료 약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환자 수백 명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마히돌 옥스포드 트로피칼 메디신 리서치 유닛’(Mahidol Oxford Tropical Medicine Research Unit)이 개발한 신약은 3가지 성분의 약이 혼합된 치료 약으로 앞으로 말라리아 치료에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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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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