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백인남성 등 극단주의자 4명 체포…40여명 부상
▶ 게임하듯 난사…‘페이스북 17분간 생중계’ 경악
범행전 선언문 “침략자들로부터 백인의 땅 지키고 싶다”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두 곳에서 15일(이하 현지시간)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총격 테러사건으로 최소 4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총격범은 페이스북에 자신의 범행 장면을 17분간 고스란히 생중계해 전세계를 경악케 하고 있다.
뉴질랜드 경찰은 이날 알누르 사원과 린우드 사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49명이 사망하고 어린이를 포함, 4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알누르 사원과 린우드 사원에서 각각 41명, 7명이 숨졌고, 1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테러”라며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고 말했다.
사건은 이날 오후 1시40분께 일어났다. 알누르 사원에서 첫 총격사건이 발생했고, 이어 5㎞가량 떨어진 린우드 사원에서 두번째 총격이 벌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알누르 사원에서 금요예배를 드리던 순간 한 남성이 총을 난사했고 사원 내부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경찰은 알누르 사원에서 3㎞ 떨어진 도로에 주차된 용의자의 차량에서 폭발물을 발견했지만 안전하게 해체했다. 경찰은 남성 3명, 여성 1명 등 극단주의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
아던 총리는 “이 중 1명은 주범, 2명은 공범이며 나머지 1명은 범행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했다. 주범은 살인죄로 기소됐다.
용의자 중 한 명은 호주 국적의 28세 백인 남성 브렌턴 태런트로 확인됐다. 그는 범행직전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8chan’에 74쪽에 달하는 ‘반이민 선언문’ 링크를 올렸다.
8chan 게시물에는 페이스북 계정 링크와 함께 “곧 이 계정에서 이슬람사원 공격에 관한 생방송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이날 범행 장면은 페이스북을 통해 17분간 생중계됐다.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영상에서 용의자는 차량을 운전해 알누르 사원에 도착하자 “파티를 시작하자”고 말한 후 차량 트렁크에서 소총을 꺼낸 뒤 사원으로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다. 사원 밖에 세워둔 차량으로 가 무기를 바꾼 뒤 사원에 다시 들어가 총을 겨눴다.
총을 맞아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향해 다시 총을 쏘는 장면도 나온다.
총격범은 사원을 빠져나온 뒤 차량 운전대를 잡고 “총을 겨눌 시간도 없었다. 타깃이 너무 많았다”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태런트는 선언문에서 자신을 ‘평범한 호주의 백인 남성’이라고 소개하면서 “침략자들로부터 백인들의 땅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노르웨이 학살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브레이비크는 2011년 노르웨이 노동당 정치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에게 총을 난사해 77명을 숨지게 한 인물이다.
그는 2년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으며 외딴 섬나라인 뉴질랜드조차도 “대규모 이민에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격 장소로 택했다”고 했다. 그는 “‘포트나이트’가 나를 킬러로 훈련시켰다”고 했다. 포트나이트는 총기로 적들을 공격하는 온라인 슈팅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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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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