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지구 시의원 출마 포기, 깜짝 후보단일화·적극 지원…존 이 시의원 탄생 ‘조력자’
▶ 시니어센터 운영하던 중 정치력신장 필요성에 눈 떠
화려한 스타 뒤에는 매니저가 있다. 정치인들 옆에도 언제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보좌관들이 있다. 그들의 성공과 화려함을 지켜보는 역할이 바로 조력자들의 숙명일지 모른다.
LA 한인사회에서도 정치력신장을 이끄는 숨은 조력자가 있다. 바로 케빈 데 리온 전 가주 상원의장의 보좌관을 지낸 벤 박(사진) 한미치안협회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근 본보를 찾은 그를 만나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한 그의 포부와 인생스토리를 들어봤다.
지난 8월13일 실시된 12지구 선거에서 두 번째 한인 LA 시의원에 당선된 존 이 의원의 곁에는 어김없이 박 회장이 자리를 지켰다. 12지구 예비선거 이전부터 출마를 저울질 했던 박 회장은 자신의 정치 동료이자 해당지역에서 오랜동안 수석보좌관으로 입지를 다진 존 이 의원에게 양보하고, 이 의원을 지지하는 성숙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사실 12지구에서 한인사회의 갈라진 표심을 이 의원에게 집중하게 한 것은 그의 출마 포기에서 시작된 결과일 것이다.
그는 “30년간 샌퍼난도 밸리에서 거주하며 12지구 출마를 꿈꿔왔기 때문에 출마를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자칫 한인 후보끼리 경쟁하다보면 한인 후보 당선이 어렵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빈 데 리온 의원 보좌관으로 한인사회에 이름이 알려진 박 회장이 정치력 신장에 눈을 뜬 계기는 시니어센터 운영과 관련해 각종 라이센스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느낀 정치의 중요성에서 시작됐다.
“1년6개월을 기다린 라이센스가 시장과의 면담 한 번으로 해결된 것을 보면서 정치적 힘이라는 것이 참 대단한 것을 느꼈다. 결국 정치인들과의 네트웍이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업가로서 커뮤니티 리더들과 잦은 만남을 가지게 된 박 회장은 자연스럽게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LA 시장과 허브 웨슨 LA 시의장과 인연을 맺게 됐으며, 5년 전 케빈 데 리온 전 상원의원의 부탁으로 보좌관으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한인타운에서 다양한 인맥과 경험을 쌓은 벤 박은 지난해 주 조세형평국 3지구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높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미치 잉글랜더 12지구 시의원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보궐선거를 앞둔 지난 2월 존 이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하며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박 회장은 “사실 이 의원도 30년이 넘는 시간을 해당 지역구에서 보냈지만, 나 역시도 고등학교부터 40년 가까이 12지구에서 한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12지구 토박이”라며 “정치인이 선거를 포기하고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다. 하지만 같은 한인끼리 서로 경쟁을 하며 싸우기보다 일단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을 위한 차원에서 가장 승산이 높은 이 의원이 단독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 이 의원에게 양보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12지구 선거 기간 내내 벤 박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이 의원의 당선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 의원 당선의 숨은 조력자로 활약한 박 회장은 선거가 끝난 후 다시 본연의 업무로 돌아와 비영리단체 PACE Care 행정책임자이자 시니어 리빙 컨설턴트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는 “물론, 존 이 의원 사무실에서 큰 역할을 맡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제가 이 의원 당선에 도움을 줬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한 일”이라며 “후회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더 많은 경험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을 위해 조력자 역할을 자처한 그는 내년 남가주 전역의 치안 담당자들의 네트웍인 한미치안협회 초대 회장으로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치안 및 사법기관에서 활약하는 한인들이 많은데 이들의 모임이 없다”라며 “현재 LAPD 예비역 경관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이번에 초대 회장으로서 한인타운 치안강화와 주류사회 가교 역할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도전에 대해 “정치인 벤 박으로서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선거에서 꿈과 희망만 갖고는 이길 수 없다. 현재 맡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기회가 온다면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박 회장은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을 위한 조력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치인 벤 박으로 한인사회 정치발전을 이끌 수 있는 날이 오길 언제나 꿈꾸며 준비할 것 ”이라고 약속했다.
■벤 박 회장 약력▲1969년 한국 인천 출생
▲1973년 볼리비아 이민, 1976년 칠레 이주
▲1983년 도미
▲UC 버클리 스패니시 문학 전공
▲통신 네트웍 그룹 자일랜 근무
▲메이우드 양로보건센터 운영
▲LAPD 예비역 경관
▲케빈 데 리온 주 상원의장 보좌관
▲LA시 저소득층 주택위 커미셔너
▲비영리재단 PACE care 행정책임자
▲한미치안협회 초대 회장
<
글 김철수·사진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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