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회견…”트럼프 어떻게 이기는지 안다”
▶ 환경·총기규제 등 진보적 이슈 강조…선거자금 본인 부담 재차 밝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뒤늦게 뛰어든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 시장이 출마 선언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어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AP통신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25일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는 미국과 국가 안보, 가치들에 위협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그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위험이 예전보다 커졌다면서 "결국 나는 거울을 보며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이달 초 뒤늦게 이를 번복하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그가 전날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후 첫 회견 장소로 선정한 버지니아는 내년 '슈퍼 화요일'(3월 3일)에 투표를 진행하는 곳으로, 캘리포니아·텍사스와 함께 다수 선거인단이 걸린 주요 주(州) 중 하나다.
블룸버그는 내년 2월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등 초반 경선 투표가 이뤄지는 주들은 건너뛰고 '슈퍼화요일' 이후 참여하는 주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이날 대부분의 시간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 기지가 자리한 노퍽에서 그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리처드 스펜서 해군 장관을 경질한 것을 거세게 비난했다.
스펜서 전 장관은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된 미 해군특전단(네이비실) 소속 군인의 신병 처리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결국 경질됐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우리에게는 법치를 존중하지 않고, 윤리와 명예같이 미국을 진정으로 위대하게 만드는 가치들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대통령이 있다"고 비난하며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 우리는 대선을 이겨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룸버그는 자신이 미국 전역에서 석탄 발전소 282곳을 폐쇄하는 등 트럼프 정부와 반대되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썼기에 상징적으로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을 이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를 어떻게 이기는지 안다. 이미 이겨봤기 때문"이라면서 "그를 다시 이겨보겠다"고 말했다.
2013년 총기 규제 시민단체인 '에브리타운'을 설립한 블룸버그는 총기 규제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노퍽에서 가까운 버지니아 비치에서는 지난 5월 총격 사고로 12명이 숨졌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총기 사고가 거의 일상적인 일이 됐으며 "이 미친 일(madness)에 끝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억만장자인 블룸버그는 이날 외부 후원금을 받지 않고 선거 자금을 전부 본인 돈으로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이미 내년 대선 캠페인에 최소 1억5천만 달러(약 1천767억원)를 지출하겠다고 밝혔으며, 다음 주 1주일간 TV 광고에 약 3천300만달러(약 389억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를 두고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등 다른 민주당 후보들로부터 그 역시 트럼프 대통령처럼 돈으로 선거판을 사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나는 수년간 나에게 중요한 것에 내 자원을 투입해왔다"며 자신의 결정을 방어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