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친코’의 젊은 시절 선자(김민하)가 빨래를 하는 장면. [애플TV 플러스 제공]
뉴욕타임스(NYT)가 재일조선인 가족 4대의 삶을 그린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계기로 한복을 집중 조명했다.
9일 NYT는 ‘의복의 역사를 관통하는 여정’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한복의 진화는 한국 역사를 들여다보는 렌즈”라고 전했다. 한복이 “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아름답다”면서 “2천 년이 넘는 역사에서 다양한 스타일과 변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이어 오늘날에는 명절이나 큰 경조사 때 주로 입는 예복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서구 복식이 한국에 도입되기 전까지는 누구나 매일 입는 평상복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파친코’ 방영이 미국의 TV 예능계에서 “분수령의 순간”이라고 평했다. 20세기 초반 한국인들의 삶을 내밀하고 인간적인 디테일까지 묘사하는 이 작품을 통해 한복이 역사와 함께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극 중에서 일제강점기 부산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주인공 순자가 요리와 허드렛일을 할 때 입은 목화 등으로 짠 한복은 전문가 자문을 거친 고증의 결과다.
한인 총괄프로듀서인 수 휴(44)씨는 NYT에 “캐릭터들과 그들의 여건에 대한 스토리텔링의 도구로 (한복의) 디테일을 포착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채경화 의상감독은 “순자의 한복이 조금씩 달라져 결국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변해가는 차이를 포착하길 바랐다”면서 “시청자들은 순자의 한복이 점점 변해서 결국 일본 또는 서구식 의복을 받아들이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K팝을 비롯한 한류의 인기 덕분에 한복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LA의 한 유명 한복점은 한국계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다양한 고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개량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K팝 스타들의 인기가 이런 관심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메릴랜드주의 한 마을에서 몇 안 되는 한국계 아이로 자란 휴 프로듀서는 학교에서 다문화 행사가 열릴 때 한복을 입으면서 ‘난 남과 다르다’는 감정을 느꼈으나 “이제는 우리 의복의 역사에 대해 읽고 배우면서 한복을 입는 게 힘을 북돋워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증가하면서 일부 한인들은 인종 증오에 맞서 문화적 자긍심의 상징으로 한복을 포용하기도 한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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