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교회에서 성가대를 함께하고 있다. 남편은 미국에 와서 베이스 파트부터 시작하였고, 나는 초등학교부터 알토 파트로 지금까지 하고 있다. 교회에서는 성가대로, 지역사회에서는 한마음 기독합창단의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부부가 노래하기를 좋아하고 함께할 때 제일 기쁘고 좋은 일이다.
그래서 올해는 남편과 성악 레슨을 시작하였는데 좋아하는 노래를 더 잘하고 싶은 소망이 생겨서이다. 내 목소리는 변성기에 성대결절이 와서 좀 허스키한 편이다. 다른 사람들은 분위기 있는 목소리라고 하지만 합창할 때 내 소리가 드러날까봐 늘 조심스러웠다. 겸사겸사 남편의 레슨 제안은 나에게 좋은 기회였다.
레슨을 시작하면서 내가 그동안 허스키한 목소리를 감추고 싶어서 목과 턱에 힘을 주면서 노래하는 습관이 있었고 이 습관으로 목소리에 더 무리가 생겼음을 알게 되었다. 목과 턱은 힘을 빼면서 숨을 쉬듯이 호흡을 하고, 목을 통하여 얼굴의 미간 사이로 소리를 보내듯이 부르라는 선생님의 레슨으로 계속적인 발성 연습을 하고 있다. 힘을 빼면서 아기들과 같은 호흡으로 소리 내는 연습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난 내 허스키한 목소리를 감추려고 힘을 주면서 목에 더 무리만 주면서 그 오랜 시간동안 힘들게 노래를 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힘을 빼는 것이 좋은 열쇠이다. 예전에 골프를 배울 때도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팔을 움직이라는 레슨을 받았던 기억이 났다. 부자연스럽게 힘 조절을 잘못하는 것은 무언가 자연스럽지 않고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되고 다른 곳에 탈이 날 수 있다. 운동이나 목을 사용하는 노래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몇 해 전부터 한국의 예능 프로에서는 음악 오디션 프로가 많이 나왔었다. 한국 사람들이 흥의 민족이라 그런가, 아니면 노래방이 전국에 어디나 있어서인가?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은 참 많기도 하다. 그 오디션에서 나온 말 중에 ‘공기반 소리반’이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공기와 힘을 조절하라는 심사위원의 말이었는데, 사람의 신체를 잘 사용하는 방법인 것 같다.
아기들은 알고 있다. 소리 내는 법을, 그리고 신체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을, 아기들은 처음 걷기 시작하고 계단을 내려올 때 알려주지 않았는데 다리부터 자연스럽게 밑으로 내린다. 살면서 알고 있거나 믿었던 방법들이나 정보들, 그리고 상식적이라는 법칙들을 한 발치 물러서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불필요한 힘들이나 생각들을 빼보자. 어쩌면 스스로 알고 있었던 다른 길로 나를 이끌어서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세상살이가 몸에 불필요하게 힘을 요구할 때가 있다. 그것을 허세라고들 하고 가식이라고도 할 것이다. 힘을 빼는 것에 두려울 것이 없다. 자연스럽게 나를 드러내는 것이 제일 편하다는 것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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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새크라멘토 CBMC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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