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 “유가 5달러 상승시 물가상승률 0.2%↑…바이든 재선에 악영향”
러시아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나아가 인플레이션 지속, 경기 침체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추가 감산을 예고하는 등 사우디와 러시아의 석유 동맹이 미국 경제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2일 OPEC+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약 5달러 상승했는데,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문제는 사우디에 대한 전통적 우방인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오랜 동맹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경선부터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배후로 지목하면서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다.
사우디를 '왕따'시키겠다고 공언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가 치솟자 작년 7월 사우디를 전격 방문하는 등 유화 조치를 취하고 나섰지만, 아직 완전한 해빙 무드에는 이르지 못했다.
특히 바이든의 사우디 방문 이후 정부는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전쟁자금줄 역할을 하는 석유 수입을 줄이기 위해 사우디가 석유 증산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번번이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않은 것은 물론 러시아에 동조해 잇따라 석유 감산 조치에 나서면서 바이든 정부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미국 정부를 불편하게 했다.
사우디는 중국 주도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부분 가입하기로 하는 등 중국과도 더욱 밀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올터먼 중동 담당 책임자는 "사우디는 미국의 정책을 근본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헤지(위험 분산)를 시도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오바마, 트럼프,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바뀐 정책을 뜻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국제 유가 상승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대부분의 분석가는 올해와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평균 85~90달러에 달하고 앞으로 몇 년간 80달러 이상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2015년~2021년의 평균 가격인 배럴당 58달러를 훨씬 웃도는 가격이다.
석유 공급 감소와 유가 상승은 석유 수출국에는 이득을 가져다주지만, 수입국의 경우에는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물가상승률이 올라가고 경제성장도 둔화시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5달러 상승할 때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0.2%씩 높아질 수 있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로 오르면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내년 말 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 상승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높은 유가는 투표에서 현 재임자에게 타격을 입힌다는 것이 기존 통념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해 석유 수요가 줄어 산유국의 감산 효과를 제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는 데다 중국과 인도 같은 전 세계 석유의 주요 수입국이 러시아 등에서 석유를 대량 사들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또한 불확실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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